“회장님이 반바지를 진짜 입고 왔다고?”
아모레퍼시픽 직원들 사이에서는 한동안 서경배 회장(사진)의 ‘반바지 패션’이 입에 오르내렸다. 서 회장이 지난달 19일 열린 임원회의에 반바지 차림으로 등장해 임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2일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반바지 회의’는 서 회장이 ‘자유롭게 의사소통하자’는 취지로 직접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바지 출근은 각자 개성을 살린 복장으로 자신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다양성을 존중하자는 사내 이벤트 차원으로 이뤄졌다. 아모레퍼시픽은 3년 전부터 직원들이 최대한 자유로운 복장으로 출근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회장이 진짜 반바지를 입고 나올 줄은 몰랐다”며 “서 회장의 반바지 패션은 회사 내부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고 했다.
서 회장의 반바지 패션은 탈권위적인 경영철학을 임직원들에게 알리기 위한 차원이다. 아모레퍼시픽은 모든 회사 구성원 간 호칭을 ‘님’으로 통일하는 등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강조하고 있다. 서 회장은 2002년 태평양 사장 시절부터 ‘회장님’ 대신 ‘서경배 님’으로 불린다. 2002년 월드컵 당시 한국 국가대표 축구 감독이었던 거스 히딩크 감독으로부터 영감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직원들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서 회장은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매월 첫 출근일에 회사 강당에서 직원들과 회의를 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