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전기트럭 제조회사 워크호스를 조사하고 있다.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들은 ‘제2의 테슬라’를 표방하며 미 증시에 입성했지만 사업모델 등에 대한 여러 의혹이 일며 SEC 조사의 ‘단골손님’이 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SEC가 워크호스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SEC는 왜 워크호스를 조사하고 있는지 구체적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다.
2007년 설립된 워크호스는 배달용 전기트럭과 밴을 제조하는 미국 기업이다. 주요 고객사로는 페덱스, UPS(유나이티드파슬서비스) 등이 있다. 2016년 나스닥시장에 상장했다. 하지만 워크호스는 최근 들어 사업목표 달성 실패, 주요 임원들의 퇴사 및 유동성 압박을 겪어 왔다. 회사는 올해 차량 1000대를 납품하겠다는 사업목표를 7월 철회했다. 지난달에는 화물 적재공간이 부족하다는 고객 불만을 수렴해 주력 차종의 디자인을 바꾸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하는 한편 2분기 중 판매 실적이 14대에 그쳤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지난 1일 나스닥에서 워크호스 주가는 9.14달러(종가 기준)로 지난 2월 기록한 사상최고가(41.34달러) 대비 78%나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워크호스가 또다른 전기트럭 기업 로즈타운모터스와의 ‘특수관계’를 맺고 있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워크호스는 로즈타운모터스의 초기 투자자로 한때 지분율이 9%였다. 두 회사의 창업자가 동일인이라는 인연이 투자로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스티브 번스는 2019년 워크호스를 퇴사하고 로즈타운모터스를 창업했다. 그런데 공매도업체 힌덴버그리서치는 지난 3월 로즈타운모터스가 사전 예약주문 규모를 부풀렸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SEC와 미 법무부는 로즈타운모터스 조사에 들어갔다. 로즈타운모터스는 지난 6월 자금난 때문에 폐업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일련의 사태 와중에 지난 7월부터 워크호스는 보유하고 있던 로즈타운모터스 지분 중 4분의 3을 팔아 7900만달러(약 920억원)를 현금화하며 논란의 대상이 됐다. SEC가 워크호스를 조사하는 이유 중 하나가 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들어 SEC는 ‘제2의 테슬라’를 표방하며 등장한 미 전기차 관련 스타트업들에 대한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힌덴버그리서치가 사기 의혹을 제기한 전기트럭 스타트업 니콜라가 SEC의 조사 대상이 됐다. SEC는 전기차 스타트업 카누의 사업모델 및 수익성 등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