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전기대비 0.8% 증가를 기록했다. 속보치보다 0.1%포인트 높아진 수준으로,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은 4% 달성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021년 2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0.8% 증가했다. 지난해 2분기(-3.2%) 이후 최저치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6.0% 성장으로, 2010년 4분기(6.3%) 이후 최고치다.
2분기 GDP는 앞서 발표된 속보치보다 0.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제조업이 0.2%포인트 하향 수정됐지만, 서비스업이 0.3%포인트 상향됐다는 점이 반영됐다.
경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부터 빠르게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3분기(2.2%), 4분기(1.1%)에 이어 올해 1분기(1.7%)에 이어 2분기(0.8%)까지 4분기 연속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4%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승철 한국은행 국민계정부장은 "2분기 수치가 상향되면서 3~4분기는 0.6% 정도 성장하면 연간 4% 성장률이 실현 가능하다"며 "기존의 성장 경로를 따라가면 연간 4% 성장은 가능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연간 성장률이 4.2%까지 높아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국은행은 올해 2~4분기에 0.7%대 중반에서 0.8%에 가까운 성장을 보일 경우, 연 4.1~4.2% 성장이 가능하다고 전망한 바 있다.
지출항목별로는 민간소비의 확대가 돋보였다. 민간소비는 3.6% 증가하면서, 2009년 2분기(3.6%)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건설투자는 2.3% 감소하면서 지난해 3분기(-3.9%) 이후 가장 낮았다.
2분기 민간소비는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준은 여전히 하회한다는 분석이다. 신승철 부장은 "2019년 4분기와 비교하면 98% 수준으로 여전히 코로나 이전을 하회하고 있다"며 "2분기엔 사회적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그간 억눌렀던 소비들이 되살아났고, 코로나 장기화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민간소비가 늘어나는 데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2분기 총저축률은 35.8%로 1분기(37.4%)와 비교하면 1.4%포인트 하락했다. 소비율이 높아서 저축률이 떨어졌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준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편이다. 아직 저축에서 소비로 전환되는 큰 변화가 나타난다고 보긴 어렵다는 평가다.
건설투자와 관련해 신 부장은 "건설투자는 2분기에 날씨 요인이나 건축자재 수급상 이슈가 발생한 영향"이라며 "건설 선행지표인 허가면적, 수주액 통계 보면 하반기 들어 개선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코로나19 4차 확산으로 민간소비가 제약될 수도 있지만, 영향은 이전보다 적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민간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불가피하지만, 그 폭은 과거 확산기에 비해 적을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3분기 집행 예정인 추가경정예산이 물가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신 부장은 "소비자물가는 농축산물이나 석유제품 가격 상승의 영향을 많이 받아 오름세를 보였고, 추경은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나 국민들에 지원하는 성격"이라며 "추경은 민간소비 위축을 완화하는 정도일 것으로 보여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