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팩토리 설비 전문기업 코윈테크가 2차전지 제조공정 자동화 사업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2차전지 제조 전·후공정 모두에서 자동화 기술을 갖추고 있어서다. 현재 국내 주요 배터리 제조업체를 비롯해 일본, 중국 등의 10여 개 메이저 배터리 제조사가 코윈테크의 2차전지용 자동화 설비를 사용하고 있다. 세계 시장 점유율은 20%로 10여 개 국내외 2차전지용 자동화 설비 제조사 중 가장 높다. 세계 유일 2차전지 공정 자동화2차전지 제조 공정은 전(前)공정과 후(後)공정으로 나뉜다. 최대 무게 2t에 달하는 롤 형태 알루미늄·구리를 가공해 코팅하고 배터리 케이스에 넣는 과정까지가 전공정이다. 원형·사각형으로 만들어진 배터리를 충전하고 검수하는 공정은 후공정이다.
후공정 자동화는 쉽다. 이미 일정한 형태의 제품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컨베이어벨트를 따라 이동시키면 된다. 그러나 전공정은 자동화가 까다롭다. 제품이 정형화돼 있지 않아서다. 대부분의 2차전지 공장에서 사람이 직접 지게차를 운전하는 등 수동으로 제품을 옮기고 있는 배경이다. 안전사고의 위험도 있다.
코윈테크는 특허를 출원한 각종 설비를 직접 제작해 전공정을 자동화했다. ‘롤 자동 입출고 장치’ ‘위치 정렬 기능 개선 롤 이재 장치’ 등이다. 실제로 코윈테크 충남 아산 본사에서 개발 중인 전공정 자동화 설비를 살펴보면 무거운 원재료도 쉽게 들어 올린다. 다음 공정으로 오차 없이 옮겨 놓는다. 이재환 코윈테크 대표(사진)는 “자동유도차량(AGV)의 정밀도를 1㎜ 이하로 높여가고 있다”고 했다.
코윈테크는 2차전지 사업이 주력이다. 국내외에 건설되는 배터리 공장 자동화 사업을 맡아 진행한다. 올해 상반기 518억원을 기록한 코윈테크의 매출은 연말 13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 대표는 “2030년까지 한국 2차전지 제조 3사가 90조원 이상을 투자한다”며 “자동화 설비투자 규모도 함께 늘어나 2025년 이후부터는 현재 매출의 2배 이상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세계 130개사가 자동화 설비 주문이 대표는 대기업에서 공장설비 자동화 사업을 담당했다. 1997년 외환위기에 회사를 나온 뒤 동료들과 함께 코윈테크를 창업했다. 코윈테크는 한국 대기업의 생산설비 자동화 업무를 맡으며 성장했다. 20년 넘게 자동창고(스태커 크레인), 자동유도차량, 공정이송 컨베이어 등을 고객사 요청에 따라 제작했다. 기계를 운용하는 제어시스템 소프트웨어까지 함께 만들어 납품했다. 업종도 자동차공장부터 반도체공장, 디스플레이공장, 바이오 제약공장까지 다양하다. 8월 기준 고객사는 약 130개사다. 납품 실적은 1100건에 달한다.
코윈테크는 최근 2차전지 소재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올초 비상장사 탑머티리얼스 지분 50%를 256억원에 인수했다. 탑머티리얼스는 값비싼 2차전지 원자재 코발트와 리튬을 대체할 양극재를 개발 중이다. 이 대표는 “탑머티리얼스를 2차전지 소재 사업의 새로운 강자로 키워 10년 내 상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아산=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