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25℃ 남극서 수박·애호박 재배 가능할까

입력 2021-09-01 15:20
수정 2021-09-01 15:21

남극세종과학기지에서 수박과 애호박을 재배해 대원들의 먹거리로 사용하고 있다. 남극의 세종기지가 있는 곳은 최저기온 영하 25.6℃다. 잎채소와 열매채소를 동시에 재배할 수 있는 실내농장을 구축한 연구기지는 미국에 이어 우리나라 남극세종과학기지가 두 번째다.

극지연구소는 수박 같은 열매채소를 남극에 진출한 이후 처음 재배에 성공했다고 1일 밝혔다.

열매채소는 남극세종기지에 있는 실내농장에서 재배된다. 실내농장은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를 타고 지난해 10월 국내를 출발해 올해 1월 기지에 도착했다. 5월7일 첫 파종 후 6월부터 매주 1~2㎏의 잎채소를 생산하고 있다. 7월 중순부터는 오이와 애호박·고추, 8월 중순에는 토마토와 수박이 처음으로 수확됐다.

남극세종과학기지에는 현재 17명의 월동연구대원이 체류하고 있다. 실내농장이 본격 가동되면서 대원들에게 신선한 채소를 공급하게 됐다. 실내농장에서 기른 신선 채소를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대원들에게 공급한다는 게 연구소 측 설명이다.

실내농장에는 발광다이오드(LED)를 인공광으로 이용해 빛의 주기와 세기를 농작물의 종류와 생육단계에 따라 조절하는 기술이 사용됐다. 농촌진흥청에선 실내농장 내부의 재배 환경과 생육 상황을 영상으로 원격 모니터하며 농작물 재배를 돕고 있다.

우리나라 포함 29개 나라가 남극에서 83개 기지를 운영하고 있지만 실내농장을 구축한 연구기지는 미국에 이어 남극세종과학기지가 두 번째다. 강성호 극지연구소장은 “장기간 고립된 환경에서 근무하는 대원들이 실내농장에서 푸르른 농작물을 재배하면서 심리적인 안정감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강준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