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수산업자 놀라운 인맥…손담비·정려원·박하선에 불똥

입력 2021-09-01 13:54
수정 2021-09-01 16:16

포항 구룡포 출신 수산업자라며 등장한 한 재력가 김 모 씨. 1000억 원대 유산을 상속받았다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페라리, 람보르기니 등 슈퍼카 수십 대와 선박 스무 척, 고급 풀빌라 펜션까지 소유했다고 말했다.

40대 초반 나이에 본업인 수산업뿐 아니라, 인터넷 언론사 부회장, 생활체육단체 회장까지 역임하며 누가 봐도 부러워할 만한 인생을 살고 있던 김 씨. 그가 지난 4월, 사기, 공동협박, 공동공갈교사 혐의로 구속됐다. 그의 화려한 삶은 모두 '가짜'였다.

가짜 수산업자 김 씨의 미끼는 바로 '선동 오징어' 사업이었다. 배에서 오징어를 잡자마자 급속 냉각하여 판매하는 사업에 투자하면 수개월 내 3~4배의 이익을 얻게 해주겠다고 피해자들을 유혹했다. 김 씨의 미끼에 걸려든 사기 피해자들 중에는 김무성 전 의원의 친형, 중견 언론인, 서울 소재 사립대학 교수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짜 수산업자 김 씨의 총 사기 피해 규모는 약 116억 원 대. 그중 김무성 전 의원의 친형은 86억 원이 넘는 금액을 김 씨에게 사기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기행각이 드러나며 일부 배우들이 그와 만남을 가진 사실도 알려졌다. 일부 배우는 외제차와 명품을 받기도 한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됐다.

이와 관련해 배우 박하선이 "‘가짜 수산업자 김씨’와 개인적인 만남이나 사적 교류를 한 적이 전혀 없다"라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박하선 소속사 측은 1일 "최근 ‘가짜 수산업자 김씨’ 사건과 관련해 박하선에 관한 잘못된 보도와 허위 사실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및 SNS 등을 통해 무분별하게 퍼지고 있다"라면서 "허위사실 등을 생성, 유포, 확산해 박하선의 명예를 훼손하는 자들에 대해 강력하고 엄중한 법적 조치에 나설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김 씨와의 만남과 관련해서는 "박하선은 2020년 말경, 당사와 계약기간 만료로 재계약을 고민하던 시점에 퇴사한 전 매니저로부터 김씨를 신생 매니지먼트사의 주요 관계자로 소개받고 해당 매니저가 동행한 상황에서 김씨와 인사한 적이 있으나, 이는 단순히 여러 매니지먼트사를 알아보는 하나의 과정이었을 뿐"이라며 "그 후 박하선이 김씨와 개인적인 만남이나 사적인 교류 등을 한 적은 전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또한, 김씨로부터 어떠한 선물을 받거나 금전적인 이득을 얻은 사실도 전혀 없다"라고 말했다.

앞서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김 씨가 1000억원대 유산 상속 재력가 행세를 하면서 정계 유력 인사들에게 금품을 줬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보도를 통해 김 씨와 관련된 연예인으로 손담비·정려원·박하선 등의 이름이 거론됐다.


손담비는 김 씨에게 고가 명품과 외제차를 선물 받았다는 의혹을 받았으나 선물과 현금 등을 모두 돌려줬다며 사기 사건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외제차를 받았다고 알려진 정려원 또한 입금 내역을 공개하며 "중고차를 산 것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박하선 소속사 측은 "악의적으로 인신공격성 게시물을 제작·유포하는 등 인터넷을 통해 허위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하는 것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죄 및 형법상 명예훼손죄에 해당하는 중대한 범죄행위이며, 징역형 등의 형사처벌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김 씨는 오징어 사업을 한다며 2018년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투자자들로부터 116억원을 가로채는 등 사기 혐의로 올해 3월 구속됐다. 경찰은 그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 캠프 대변인이었던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 TV조선 엄성섭 앵커와 정모 기자, 중앙일보 이모 기자, 현직 부장검사 등에게 금품을 준 정황을 포착, 이들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