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1조 들여 '재생에너지 기업' 인수…고효율 태양광 모듈 양산도 계획

입력 2021-09-01 15:37
수정 2021-09-01 15:38

한화그룹은 잇단 인수합병(M&A)과 연구개발(R&D) 등을 통해 그린에너지 등 차세대 신성장동력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미래 모빌리티, 항공우주, 그린수소 에너지, 디지털 금융 솔루션 등 신규 사업에서도 세계를 상대로 미래 성장 기회를 선점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화는 태양광·수소 분야에 향후 5년간 9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유상증자와 녹색채권(ESG채권) 발행에 나섰다. 산업은행과도 협력 중이다. 지난 5월 ‘그린에너지 육성 산업·금융 협력 프로그램’ 협약을 체결했다. 산업은행은 태양광, 수소 등 친환경에너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한화그룹에 5년간 최대 5조원 규모의 자금을 공급한다. 이 자금을 토대로 한화솔루션은 지난달 9일 프랑스 재생에너지 전문기업인 RES프랑스를 1조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한화그룹이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조(兆) 단위 M&A를 단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99년 설립된 RES프랑스는 세계적 재생에너지 전문기업인 영국 RES그룹의 100% 자회사다. 최근 5년간 프랑스 정부의 프로젝트 수주 물량 기준으로 10위권에 드는 업체다. 기존 태양광 사업을 확대하고, 신규 진출을 추진 중인 풍력발전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다.

특히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사업부문인 한화큐셀은 태양광 모듈 사업에서 벗어나 정보기술(IT) 기반의 차별화한 서비스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계획이다. 세계 최초로 차세대 고효율 태양광 모듈 ‘페로브스카이트 탠덤셀’ 양산도 계획하고 있다.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인 그로잉에너지랩스(GELI) 인수를 통해 전력 소비 패턴 관련 데이터를 인공지능(AI) 기술로 분석해 잉여 전력을 통합 판매하는 분산형 발전 기반의 가상발전소(VPP)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미국 오버에어와 함께 도심항공교통(UAM)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에어택시 상용화의 열쇠가 되는 전기추진시스템 테스트를 연내 완료할 계획이다. 활주로가 필요 없고, 이착륙 공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 에어택시의 상업 운행 실현을 위한 핵심 기능이다.

한화시스템은 지난달 12일엔 영국 위성통신 서비스업체 원웹 주식 25만 주(지분 8.8%)를 3465억원에 매입하는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위성·안테나 기술을 앞세워 전 세계에 초고속인터넷을 제공하는 우주 인터넷 분야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민간 주도의 우주사업이 펼쳐지는 ‘뉴 스페이스’ 시대에서 본격적인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한화종합화학은 가스터빈 성능 개선 및 수소혼소 개조 기술을 보유한 미국 PSM과 네덜란드 ATH를 최근 인수했다. 수소혼소 가스터빈 개발과 실증을 통해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하는 친환경 민자발전 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다. 한화에너지는 지난 1월 프랑스 석유기업 토탈과 손잡고 미국에 신재생에너지 합작사(JV)를 설립하기로 했다. 미국에서 태양광 사업 운영을 공동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