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원회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1999년경부터 18년간 뇌졸중으로 쓰러진 국가유공자 ㄱ씨와 동거하며 간병한 둘째아들 ㄴ씨의 선순위 유족 등록신청을 거부한 것은 잘못됐다고 판단했다고 1일 밝혔다.
보훈처는 ㄱ씨가 생전에 보훈급여금을 지급받고 있었던 점을 들어 ㄴ씨가 부친을 주로 부양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장남인 ㄷ씨를 선순위 유족으로 결정했다. 이에 ㄴ씨는 중앙행심위에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국가유공자법’ 제13조(보상금 지급순위)에는 보상금을 받을 유족 중 같은 순위자가 2명 이상인 경우 협의에 의해 1명을 지정하거나, 국가유공자를 주로 부양한 사람에게 보상금을 지급한다. 이에 해당하는 사람이 없는 경우에는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 보상금을 지급한다고 규정돼 있다.
중앙행심위는 △ㄴ씨는 1999년부터 18년간 뇌졸중으로 쓰러져 자력으로 생활할 수 없는 ㄱ씨를 간병하는 등 정신적·물리적으로 부양한 점 △보훈처의 생활실태조사 결과 ㄱ씨는 생전에 보훈급여금과 ㄴ씨 부부의 소득으로 생활한 것으로 보이는 점 △지역주민들이 ㄴ씨가 부모님을 극진히 부양했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ㄴ씨가 부친을 주로 부양했다고 판단하고 보훈처의 처분을 취소했다.
권익위 민성심 행정심판국장은 “이번 행정심판 결정은 연장자가 아닌 자녀라도 국가유공자를 실제 부양한 경우에는 선순위 유족으로 인정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