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백신 접종 후 생리주기가 변하거나 부정출혈(하혈)이 발생한다는 경험담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백신 부작용으로 신고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국민청원이 게재됐다.
지난 8월 3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 같은 내용의 청원이 게재됐다.
청원인은 "백신 접종 후 생리주기가 아닌데도 부정출혈이 발생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그런데 백신 접종 부작용으로 신고조차 받아주지 않아 답답한 현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여성에게는 생리기간이 아닌 시기에 발생하는 하혈은 가장 공포스러운 일인데도 병원에 가면 피임약을 처방해주거나 타이레놀을 복용하라는 말만 들을 뿐 코로나19 부작용으로 인정받기는커녕 신고 대상조차 되지 않아 할 수 없다는 것은 너무 답답하다"고 말했다.
또 "지금도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많은 여성들이 접종 후 부정출혈이 발생했다는 내용이 많은 데도 연관성에 대한 사례연구도 없고 신고조차 할 수 없는 증상이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청원인은 "코로나19도 인류가 처음 경험한 일이고 백신도 초고속으로 개발했으니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을 텐데 여성의 몸에서 일어나는 심각한 증상이 빈발하는데도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인류의 반이 겪고 있는 고통에 의료계와 정부가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백신을 접종한 후 생리 주기가 변하거나 하혈을 경험했다는 사례가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한 네티즌은 "백신을 맞은 후 일주일 뒤 생리 기간이었는데 2주 넘게 생리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 블로거는 "1차 백신을 맞은 후 5일 간 대량 출혈이 생겼다. 팬티라이너로는 감당이 안되는 양"이라며 "태어나서 한 번도 부정출혈을 경험한 적이 없었고 생각보다 많은 양의 출혈이 있어 겁이 많이 났다"고 털어놨다.
백신 접종 후 여성들의 생리 관련 사례는 해외에서도 논의되고 있다. 미국 일리노이대의 의료 인류학자 케이트 클렌시 박사는 코로나19 백신과 생리 불균형 문제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자신도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생리와 관련된 부작용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면역학자 빅토리아 메일 박사는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백신 접종은 인체에 병원체를 투입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인체에 화학적인 변화를 일으킨다"며 "여성들의 생리 불균형 문제도 이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다만 메일 박사는 "이러한 부작용이 영구적이거나 우려할만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는 어떤 증거도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백신 접종으로 인한 생리 주기 이상 부작용에 대해 걱정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전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