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근로자 스스로 안전 챙기는 '작업중지권' 문화 확산

입력 2021-08-31 13:11
수정 2021-08-31 16:02


삼성물산이 작업중지권 활용을 통해 근로자의 안전문화 정착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 3월 도입한 ‘작업중지권이’ 지난 6개월 동안 총 2175회 활용됐다고 31일 밝혔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명시된 작업중지권은 급박한 위험이 있거나 중대 재해가 발생했을 때 근로자가 직접 작업을 중지시킬 수 있는 권리다.

지난 6개월 간 삼성물산 국내외 총 84개 현장에서 사용된 작업중지권 중 98%는 작업중지 요구 후 30분 내 바로 조치가 가능한 사례였다. 높은 곳에서 작업할 때 추락 관련 안전조치를 요구하는 사례가 전체의 28%인 615건이었다. 상층부와 하층부 동시작업이나 갑작스러운 돌풍에 따른 낙하물 위험(25%, 542건), 작업구간이나 동선 겹침에 따른 장비 등의 충돌 가능성(11%, 249건), 가설 통로의 단차에 따른 전도 위험(10%, 220건) 등에 대한 조치 요구도 많았다.

삼성물산은 이번 시행 경험을 토대로 작업중지권 운영 방식을 개선할 방침이다. 우선 작업중지권 발굴·조치 앱(S-Platform)을 개발해 위험사항 접수와 조치 채널을 일원화한다. 축적된 위험발굴 데이터 관리를 통해 위험사항에 대한 즉시 조치는 물론 위험사항을 선제적으로 발굴할 수 있도록 현장별 긴급안전조치팀의 역할도 확대하기로 했다. 또 근로자가 작업환경의 안전상태를 확인하고 개선 조치 요구와 작업중지권을 당연한 권리로 행사할 수 있도록 홍보와 교육,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자체적으로 편성한 안전강화비를 적극 활용해 현장의 안전·환경 수준을 높이기로 했다.

삼성물산은 그동안 ‘급박한 위험’이 아닌 사소할 수 있는 문제에도 경각심을 가지고 안전 사고를 예방하도록 장려해 왔다.이와 함께 불이익에 대한 염려를 불식하기 위해 작업중지권 관련 포상 제도를 확대했다. 우수제보자 포상 및 위험발굴 마일리지 적립을 통해 1500명에게 인센티브 약 1억6600만원을 지급했다. 경기 평택 건설 현장에서 외장 작업을 담당하는 배임호 작업반장은 “현장에서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며 “많은 근로자들이 작은 위험이라도 적극적으로 안전을 요구하고 행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