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들이 콘텐츠 기업들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습니다. 게임 지식재산권(IP) 확장을 위해서인데요. 게임 IP를 웹툰, 드라마, 영화 등 다른 콘텐츠 영역으로 확장하거나 반대로 콘텐츠 IP를 게임으로 도입하는 크로스오버 IP가 각광받고 있습니다.
컴투스는 지난달 1607억원을 투자해 위지윅스튜디오의 1127만 주를 인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난 3월 위지윅스튜디오의 500만 주(450억 원) 지분을 획득한 컴투스는 이번 투자를 통해 총 38.11%의 지분을 확보했고 위지윅스튜디오의 최대주주로서 경영권을 인수하게 됐습니다.
위지윅스튜디오는 뛰어난 컴퓨터그래픽(CG), 시각특수효과(VFX) 기술로 넷플릭스 ‘승리호’를 비롯해 국내외 다양한 영화, 드라마 등을 만들어온 콘텐츠 제작사입니다. ‘엔피’ ‘래몽래인’ ‘이미지나인컴즈’ ‘메리크리스마스’ ’골드프레임’ ‘고즈넉이엔티’ ‘위즈온센’ ‘에프포스트’ 등 드라마·영화·애니메이션·웹소설·뮤지컬·OST 제작 자회사들을 거느리고 있기도 합니다.
컴투스 관계자는 “이번 인수로 컴투스는 위지윅스튜디오의 IP와 제작 역량을 확보해 글로벌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성장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영화, 드라마, 웹소설 등 위지윅의 여러 작품을 글로벌 게임으로 제작하고, 컴투스의 인기 게임들을 다양한 콘텐츠로 확장하는 등 트랜스 미디어 전략으로 탄탄한 IP 밸류체인을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게임사 조이시티도 지난달 중국의 유명 웹툰 플랫폼 ‘콰이칸’에 약 60억원을 투자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리드 투자사인 SKS 사모펀드(PE)가 구성한 컨소시엄에 원스토어, NH PE, YES 24, 조이시티가 참여해 총 950억원 규모 투자를 진행했습니다.
‘콰이칸’은 2014년 설립된 웹툰 플랫폼으로 누적 이용자 3억4000만 명, 월간 활성 이용자 5000만 명을 기록하는 등 고속 성장을 이루어냈습니다. 조이시티 관계자는 “자회사 로드비웹툰에서 제작 중인 웹툰의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콰이칸’과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다양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파트너십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넷마블은 지난달 콘텐츠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과 ‘IP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습니다. 이번 업무협약으로 넷마블과 스튜디오드래곤은 IP 초기 기획 단계부터 세계관, 시나리오 등을 공동 개발해 각각 게임과 드라마로 제작하고, 세계관 연계 및 확장을 통한 유니버스를 구성해 IP를 육성해 나간다는 계획입니다.
넷마블 이승원 대표는 “이번 업무 협약은 양사의 원천 IP 개발력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넷마블과 스튜디오드래곤의 강점을 결합한 새로운 시도와 창의적인 협업을 통해 차별화된 재미와 미래 경쟁력을 갖춘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렇듯 게임사들이 콘텐츠사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는 것은 IP의 영향력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나 라이엇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 등의 게임은 IP를 드라마, 영화 등으로 제작함으로 콘텐츠 자체로 큰 수익을 확보하는 동시에 게임의 수명을 늘리는 역할을 했습니다.
또한 리니지, 던전앤파이터, 바람의나라 등 최근 3~4년 간 하나의 유명 IP를 통해 출시하는 게임이 흥행을 지속하면서 게임사들의 슈퍼 IP 확보 경쟁이 시작됐다는 분석입니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제대로 된 IP 하나만 개발한다면 모바일 게임, PC 게임 등 다양하게 변주하면서 흥행작을 계속해서 낼 수 있게 됐다”며 “게임에서 콘텐츠의 힘이 더욱 중요해진 시기”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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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