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종교시설·극장·결혼식장 등 거리두기 완화 추진"

입력 2021-08-29 18:11
수정 2021-08-30 01:39
더불어민주당이 추석 연휴를 앞두고 종교시설과 극장·공연장, 결혼식장 등 일부 다중이용시설의 코로나19 거리두기 지침을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등 대선주자들도 확진자 수 억제 위주의 방역정책을 치명률과 위중증 환자 수 관리 위주로 전환하는 ‘위드 코로나’를 지지하고 나섰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송영길 민주당 대표(사진)는 이날 저녁 고위 당정회의에서 종교시설과 극장·공연장, 결혼식장 등의 거리두기 지침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고위 당정회의는 매주 일요일 저녁마다 청와대와 정부, 여당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해 국정현안을 비공개로 논의하는 자리다. 이날 고위 당정회의에선 다음달 추석 연휴를 앞두고 명절 가족모임 인원수 제한과 시설별 방역지침 적용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 대표는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거리두기 지침 완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같은 날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과 버스엔 사람들이 밀집해 있는데도 집단감염이 발생한다는 말이 안 나온다”며 “사람들이 말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공연장과 극장도 탄력적으로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고 했다.

최대 인원수가 49명으로 제한돼 신혼부부들의 불만이 높은 결혼식에 대해 송 대표는 “축가를 연주로 대체하고, 입에서 비말(침)이 나오지 않도록 사람들이 마스크만 철저하게 쓰고 있다면 거리두기 조치를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 대표는 종교시설에 대해선 찬송가를 부르지 않고 기도만 하는 교회 모임을 예로 들며 “찬송가를 부르면 비말 전파의 위험성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충분히 예배를 드릴 수 있다”며 “기도하고 경건하게 예배를 드리는 경우라면 현재의 인원 제한을 다소 완화하는 방안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현재 거리두기 4단계에서 종교시설의 입장 가능 인원수는 최대 99명이다.

정치권에선 송 대표의 제안을 두고 “민주당 내에서 대선주자들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위드 코로나 논의와 맥을 같이하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5일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나 위드 코로나로의 방역 지침 전환을 제안했다. 이 전 대표는 “‘델타’ ‘감마’ ‘람다’ 등으로 변이를 이어가는 바이러스는 근절하거나 제거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며 “바이러스 때문에 입는 피해보다 감염을 피하기 위한 조치로 인한 사회경제적 피해가 더 크다는 지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지사도 지난 27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이낙연 후보님의 위드 코로나 제안을 환영한다”며 “방역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합리적인 생활방역 모델을 마련하고 조금씩 확대 적용해 나가야 한다”고 화답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