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상륙 예고에 美 멕시코만 원유 생산량 91% 감소…국제유가 영향은 [원자재포커스]

입력 2021-08-29 14:27
수정 2021-08-29 14:45

허리케인 아이다가 미국 멕시코만을 강타할 것이라는 우려가 일며 이 지역의 원유, 천연가스 생산시설이 일시 폐쇄됐다. 아이다로 원유 생산에 큰 차질이 발생할 경우 국제 유가가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8일(현지시간) 미 안전환경집행국(BSEE)은 멕시코만 원유 생산 작업이 일시 중단되면서 이날 기준으로 원유 생산량이 기존보다 91%(약 165만배럴) 줄어들었다고 집계했다. 아이다가 멕시코만을 휩쓸 가능성을 대비해 주요 정유사들이 멕시코만의 해상 원유생산시설 중 91%를 폐쇄하고 근무 인력 및 원유시추선을 대피시켰기 때문이다. BSEE는 또한 이 지역의 천연가스 생산 시설 중 84.9%가 폐쇄됐다고 추정했다. 멕시코만은 미 에너지의 주요 산지다. 이 지역에서 나오는 원유는 미 전체 생산량의 17%, 건성 천연가스는 5%를 차지한다.

아이다의 강도에 따라 국제 유가가 출렁일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27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10월물) 가격은 전날보다 1.96% 오른 배럴당 68.74달러로 마감됐다. 아이다의 여파로 멕시코만의 원유 생산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선반영된 결과다. 같은 날 브렌트유 선물(10월물)도 전날보다 2.29% 상승 마감했다. 천연가스 시세는 전날보다 4.45% 뛰었다.

미 국립 허리케인센터는 해상에서 2등급인 아이다가 29일 상륙할 때에는 4등급 허리케인이 될 것으로 예보했다. 풍속 등을 기준으로 허리케인의 최고 등급은 5등급이다. 정확히 16년 전인 2005년 8월29일 3등급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루이지애나와 미시시피주를 강타했을 때 18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왔으며 재산 피해 총액은 1760억달러(약 206조원)이었다. 존 벨 에드워즈 루이지애나 주지사는 “1850년대 이후 루이지애나주가 경험한 가장 강력한 허리케인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며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카트리나의 ‘악몽’을 기억하고 있는 루이지애나 주민들은 이날 대피에 나섰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