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때문에" 해명 불구…野, 강성국 사퇴 주장까지

입력 2021-08-28 17:15
수정 2021-08-28 17:16

강성국 법무부 차관이 아프가니스탄 현지 조력자와 가족들에 대한 지원 계획 브리핑을 하는 과정에서 법무부 직원이 무릎을 꿇고 우산을 씌워준 것과 관련 "이유를 불문하고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비난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28일 국민의 힘을 비롯한 야권에서는 김 차관의 사퇴를 비롯한 박범계 장관의 사과 등을 촉구하고 있다. 신인규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은 '사람이 먼저다'라고 했지만 법무부가 보여준 모습은 '내가 먼저다', '윗사람이 먼저다'였다"라며 "강 차관은 어물쩍 사과가 아닌 사퇴로 책임져야 하며, 박 장관 역시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 부대변인은 "코로나 방역을 위해 취재가 제한된 상황에서도 자신이 주인공이 되는 행사를 무리하게 진행시켰다"라며 "비 오는 날 소속 직원의 무릎을 차디찬 바닥에 꿇려가면서까지 '슈가보이'를 지키는 모습에서, 장관 홍보를 위해 인권행사마저 이용하는 모습에서 법무부의 인권의식이 얼마나 뒤떨어져 있는지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국민의힘 대권주자들도 강 차관의 과잉 의전에 대해 지적하고 나섰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분노한다. 부끄러움은 아는 세상이 됩시다"라며 "비 오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차관이 비를 안 맞도록 우산을 받쳐 든 그 젊은이는 속으로 대한민국에 대해 우리 사회에 대해 무슨 생각을 했을까"라고 말했다.

홍준표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사진 하나로 문재인 정권 5년이 평가 되는 상징적인 장면"이라며 "국민을 이렇게 대한 5년이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홍 의원은 자신이 한 시민을 우산 씌워주며 이동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도 올리며 "국민은 비오는 날 이렇게 모시고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국민캠프' 김기흥 수석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사람이 먼저'라는 문재인 정부의 품격이 제대로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이어 강 차관을 향해 "공개적인 자리에서 갑질이 이 정도인데 공개되지 않는 자리에선 얼마나 심할지 짐작이 간다"고 밝혔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의 '원팀캠프' 박기녕 대변인은 "이걸 사과라고 하나. 진정성 없는 사과문으로 어물쩍 넘어갈 생각하지 말고 즉각 사퇴하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7일 강 차관은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정문 앞에서 아프간 특별기여자 초기 정착 지원 계획 브리핑을 하는 과정에서 비가 많이 내리자 법무부 직원이 뒤에서 우산을 씌워줬다. 논란은 해당 직원이 무릎을 꿇고 우산을 받치는 사진이 공개되면서 시작됐다. 비가 오는데 '굳이 야외에서 브리핑을 해야 했느냐'부터 '직원이 무릎까지 꿇으면서 우산을 씌워줘야 했느냐' 등의 지적에 '과잉의전' 논란이 일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