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기자 코너] 사회적 참사 막으려면 기억이 중요하다

입력 2021-08-30 09:01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기억하는가. 가습기 분무액에 포함된 살균제로 인해 사망하거나 폐질환에 걸린 사람이 늘면서 2011년 4월부터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한 사건이다. 사회적인 파장도 컸다. 2020년 7월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환경부에 피해를 신고한 사람이 6817명이고, 그중 사망자가 1553명에 이른다. 파악되지 않은 피해자와 사망자는 더 많을 것이란 추산이다. 당시 제품을 공급한 한 업체의 대표는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했음에도 건재하다. 최근에도 글로벌 기업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는 사회적 참사의 뜻에 대해 이렇게 얘기한다. “참사의 원인이 ‘사회적’이기 때문에, 또는 참사가 불러일으킨 거대한 파동이 ‘사회적’ 변혁을 끌어내기에 충분하므로 이를 ‘사회적 참사’라 일컫는 것일 수도 있다.”

자연 현상으로 인한 재난은 사회적 참사라고 할 수 없다. 자연 재해는 인간이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 그러나 인재는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사실 인간의 실수로 인한 사고는 자연 재해보다 더 자주 발생한다. 인간의 탐욕은 어떤 제동 장치가 없으면 멈추지 않고 선을 넘을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인재는 앞서 설명한 가습기 살균제 사건부터 대구 지하철 방화 사건, 세월호 사건,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 등 즐비하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대연각호텔 화재, 와우아파트 붕괴, 이리역 폭발 사고 등의 대형 사건사고가 많았다. 어쩌면 막을 수 있는 사고들이었다. 이 같은 대다수의 인재는 관리 부실, 법령 미비, 안일함, 탐욕 등에서 비롯됐다. 인재만 줄여도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다.

사고가 발생하면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우선 구조에 온 힘을 쏟아야 한다. 다음 단계는 사건이 왜 일어났는지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다. 동시에 피해자를 지원하고 가해자 및 책임자에게 책임을 엄하게 물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교훈을 얻고 기억하는 것이다. 기억하지 못하는 사건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같은 사고로 잃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심정일지라도,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사회적 장치를 강화하고 반복적으로 교육해야 한다. 사회적 참사는 가정과 사회의 행복을 앗아가고 국가에 손해를 끼친다. 사건을 통해 교훈을 얻고 예방 활동을 함으로써 가족과 또 다른 이웃을 지킬 수 있다.

장지환 생글기자(공항고 1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