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023년 금리인상 유력…테이퍼링은 올 11월께 시작할 듯

입력 2021-08-26 17:29
수정 2021-08-27 00:24
미국 통화당국도 내부적으로 긴축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양적완화 정책이 경기 침체를 막는 데 효과를 냈지만 물가 상승 및 자산 거품을 키웠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아서다. 이르면 11월께부터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에 나설 것이란 게 월가의 관측이다.

27일(현지시간) 잭슨홀 미팅이 주목받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화상 연설을 통해 테이퍼링 관련 힌트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Fed는 지난해 3월 코로나19 팬데믹 선언 직후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춘 데 이어 같은 해 6월부터 매달 1200억달러씩 국채 및 주택저당증권(MBS)을 매입해왔다. 시장에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해 기업 등 경제 주체들이 자금 부족에 허덕이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사실상의 무제한 돈풀기에 나선 지 1년여 만에 미국 경기는 과열을 걱정할 상황이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5월부터 3개월 연속 5%(전년 동기 대비)를 넘었다. 6~7월 상승률(5.4%)은 2008년 이후 13년 만의 최고치였다. 경제성장률은 올 1·2분기 모두 6%를 초과했다. 잠재성장률 대비 서너 배 높은 수치다.

다만 파월 의장이 이번 잭슨홀 미팅에서 테이퍼링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는 분위기다. 코로나19 델타 변이가 전방위로 퍼지면서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Fed 내 대표적 매파(통화 긴축 선호)인 로버트 캐플런 댈러스연방은행 총재가 “경제 피해가 확대되면 테이퍼링 조기 시행을 재고할 수 있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잭슨홀 미팅보다 다음달 21~22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테이퍼링 시행을 공식화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데이비드 메리클 골드만삭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9월 경고 후 11월부터 실제 채권 매입액을 줄여나갈 것”이라며 “내년 9월까지 열리는 여덟 차례의 FOMC에서 한 번에 150억달러씩 감축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테이퍼링이 종료되면 기준금리 인상을 검토할 차례다. Fed가 6월 공개한 점도표에 따르면 전체 위원(18명)의 72%가 2023년에 두 차례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내년 인상 가능성을 내비친 위원도 39%에 달했다. 내년 말이면 장기 평균 2.0%를 완만하게 초과하는 물가상승률(개인소비지출 가격지수 기준)과 최대 고용(실업률 3.5~4.0%)이란 두 가지 목표를 어느 정도 충족할 수 있으리란 계산이다. 기준금리 인상 시점 역시 테이퍼링처럼 물가, 고용 등 경기 변수에 따라 크게 조정할 수 있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