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인상 소급분도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대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 임금인상 소급분에 ‘고정성’이 있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판단이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금속노조 대우버스지회 조합원 72명이 자일대우상용차(옛 자일대우버스)를 상대로 제기한 임금소송 상고심에서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깨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지난 19일 돌려보냈다.
자일대우버스는 매년 임금협상을 하면서 임금인상 합의가 4월 1일을 지나 이뤄지는 경우 인상된 기본급을 4월 1일자로 소급해 적용하기로 했다. 회사는 이 같은 합의에 따라 임금협상 타결 이후 급여 지급일에 일괄 지급해왔다.
다만 합의 전 퇴직한 근로자들은 임금인상 소급분을 지급받지 못했다. 이에 대해 퇴직 근로자들은 “정기상여금을 포함한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각 수당과 퇴직금을 재산정한 뒤 이미 지급한 수당을 공제한 차액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며 2013년 6월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원심은 “정기상여금은 지급주기가 1개월을 넘는다는 사정만으로 통상임금에서 제외된다고 할 수 없다”며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했다. 하지만 임금인상 소급분은 통상임금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인상 소급분은) 근로자가 연장·야간·휴일 근로를 하기 전에 그 지급 여부와 지급액이 확정돼 있는 임금이라 할 수 없어 고정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반면 대법원은 “임금인상 소급분은 근로기준법이 정한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며 퇴직 근로자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임금인상 소급분은 근로자가 업적이나 성과의 달성 등 추가 조건을 충족해야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근로에 대한 보상으로 당연히 지급돼야 할 고정성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단체협상 지연이라는 우연한 사정으로 인해 소급적용됐다고 해서 통상임금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소송을 제기한 자일대우상용차 퇴직 근로자의 1인당 월평균 소급인상분은 9만원가량, 전체 금액은 수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