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尹정부선 조국도 드루킹도 없을 것"

입력 2021-08-25 17:50
수정 2021-08-26 01:00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의 비전과 공약을 듣는 비전발표회가 언론중재법 논란, 윤희숙 의원 사퇴 이슈 등에 밀려 기대만큼 주목받지 못한 채 25일 열렸다. 후보들 역시 준비 기간이 길었음에도 구체적 정책이나 색다른 공약은 내놓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비전발표회는 개최 여부를 두고 당내 갈등이 빚어지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대선주자 간 첫 공식행사로 열렸다. 다섯 번째로 비전을 발표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사진)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빈곤과의 전쟁’을 선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취임 100일간 ‘코로나 극복 프로그램’을 본격 가동하겠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채무조정 등 금융 지원, 손실에 따른 충분한 보상, 조세 감면 등을 실시하겠다”며 “실업수당 지급 기간을 획기적으로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반문(반문재인)’ 정서도 자극했다. 윤 전 총장은 “윤석열 정부에선 조국도, 드루킹도, 김경수도, 추미애도 없을 것임을 약속드린다”며 “정치권력이 불법과 비리를 은폐하기 위해 사법기관에 압력을 가하고 흔드는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의원은 “대통령 4년 중임제, 지방 행정구조 개편 등의 내용을 포함한 개헌을 하겠다”고 말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폐지하고, 검찰에는 보완수사 기능만 남겨두겠다고 했다. 그는 또 공정 이슈를 제기하며 “정시 위주의 입시를 시행하고, 사법고시·외무고시 등도 부활시키겠다”고 말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규제개혁·노동개혁·연금개혁·교육개혁 등의 ‘국가 개혁’을 강조했다. 그는 “기업은 1류, 정치는 3류라는 말이 있다”며 “정치가 부끄럽지 않은 나라, 청년에게 희망이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반문 이외의 우리만의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더불어민주당의 최종 후보가 결정되면 ‘문재인’이라는 세 글자는 점점 희미해질 것”이라며 “결국 중도층·수도권·청년층에서 승부가 나기 때문에 이들을 잡을 경쟁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선(先) 성장으로 먼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저출산과 양극화를 해소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후보들이 내세운 공약과 비전이 대부분 이미 한 차례 언급된 내용이라 큰 주목을 끌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