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이달 말 부산에 입항할 예정이었던 영국 해군의 퀸엘리자베스 항공모함 전단이 결국 국내에 기항하지 않고 인근 해역에 머물면서 한국 해군과 최소한의 국방교류 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25일 국방부는 "한국과 영국 국방부는 최근 엄중해진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영국 퀸 엘리자베스 항모전단이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대한민국 근해에서 한국 해군과 인도주의적 지원 및 재난구호 위주의 훈련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연일 코로나19 확진자가 2000명 안팎에 달하는 국내 상황과 퀸엘리자베스 항모 내부의 확진자 발생 등을 고려한 조치다. 이에 따라 계획됐던 한·영 연합훈련도 약식으로 실시될 전망이다.
퀸엘리자베스는 6만5000t급 영국의 최신예 항공모함으로 전단은 구축함 2척, 호위함 2척, 지원함 2척, 잠수함 1척 등을 보태 총 8척으로 구성됐다. 지난 5월 영국 포츠머스항을 출항해 지중해, 인도양, 남중국해 등을 거치며 이달 말 부산에 기항할 예정이었다. 이에 대해 북한과 중국은 못마땅한 기색을 숨기지 않아 왔다.
3만t급 경항공모함 도입을 추진하는 우리 해군으로선 영국 퀸엘리자베스 항모와의 양국 해군간 교류 중요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그동안 근해 방어에 주력해 온 해군은 수직이착륙형전투기 등이 배 위에서 곧바로 출격할 수 있는 경항공모함을 오는 2033년께 전략화할 계획이다. 주변국의 도발 억지력을 높이고 해상 외교의 질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이번 한·영 해군간 교류는 미국과 함께 중국 견제에 나서며 잇따라 우방국들과 해상연합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영국 해군과 건조비용만 2조원대에 달하는 경항공모함 사업을 추진하는 우리 해군의 이해관계가 딱 맞아떨어진 셈이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