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에 삽입된 발레는 프랑스식 전통이다. 화려한 궁정오페라에서 비롯됐고, 시각적 호사를 즐기는 프랑스 취향이 반영된 것이다. 반면 이탈리아와 독일 오페라에 발레가 들어간 예는 많지 않다. 대부분 파리 무대를 겨냥한 프랑스어 개정판을 위해 새로 작곡되곤 했다. 그 예외가 베네치아 배경의 이탈리아 오페라인 아밀카레 폰키엘리의 ‘라 조콘다’(1876)다. 3막에 ‘시간의 춤’이란 발레가 포함되는데, 서주에 이어 새벽, 낮, 밤, 그리고 활기찬 아침을 묘사한다. 선율미가 워낙 뛰어난 데다 엄청난 빠르기로 마무리돼 그 어느 오페라 속 발레보다 유명해졌다. 캉캉을 연상시키는 선율과 리듬의 피날레는 프랑스 오페라를 모델로 했다는 상징처럼 들린다.
월트 디즈니의 옴니버스 애니메이션 ‘환타지아’(1940)에도 ‘시간의 춤’이 포함돼 있다. 타조, 하마, 코끼리, 악어가 차례로 등장하는 코믹한 구성은 디즈니의 아이디어로 알려져 있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무지크바움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