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심리, 두 달 연속 '제자리'…"코로나19 4차 대유행+계절적 요인 영향"

입력 2021-08-25 06:00
기업의 체감 경기를 나타내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두 달 연속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확산이 이어지는 가운데 여름 휴가철과 같은 계절적 요인이 더해진 결과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8월 BSI 결과를 보면 전 산업 업황 실적 BSI는 87로 전달과 동일했다. 지난 7월 BSI가 5개월 만에 하락한 후 동결된 것이다.

제조업 업황 BSI는 95로 전월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두달 연속 하락세로, 지난 3월(89) 이후 최저치다. 업종별로는 기타 기계·장비가 전방산업(건설) 수요 둔화로 10포인트 하락했다. 완성차 업체의 조업 감소로 자동차도 8포인트 내렸다. 전자부품 수요 둔화로 전자·영상·통신장비도 3포인트 떨어졌다.

김대진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 팀장은 "코로나19 재확산의 영향을 받은 가운데 여름 휴가철 영향으로 조업일수 감소하면서 기타 기계장비, 자동차가 하락한 요인이 반영됐다"며 "일부 가전제품은 수요가 둔화되면서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기업 형태별로는 수출기업 BSI는 전달과 같은 109를 기록했다. 지난 3월(9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내수기업 BSI는 3포인트 내린 86으로, 지난 3월(85)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모두 전달대비 악화됐다. 중소기업 BSI는 3포인트 하락하면서, 5월(80)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대기업도 1포인트 하락한 106으로, 지난 3월(9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비제조업의 업황BSI는 전달보다 2포인트 오른 81을 기록했다. 역대 최고치인 지난 6월(81)과 같은 수준이다. 업종별로는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임대가 9포인트 올랐으며, 예술·스포츠·여가는 7포인트 상승했다.

김대진 팀장은 "평년 대비 적은 강수량에 여름 휴가철이라는 계절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상승했다"며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테리어 수요가 늘면서 가구판매가 늘었고, 여행용품 판매와 주유소 및 휴게소 매출이 늘었다"고 밝혔다.

기업들은 9월 경영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9월 전산업 업황 전망BSI는 87로 전월보다 3포인트 상승했다. 제조업 업황 전망BSI도 4포인트 오른 96을 기록했다. 비제조업 업황 전망BSI는 3포인트 오른 81을 나타냈다. 이는 9월엔 여름 휴가철이라는 계절적 요인이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추가로 코로나19와 관련한 학습효과와 백신 접종 확대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기업을 아우르는 심리지표인 경제심리지수(ESI) 순환변동치는 109.4로 전달보다 1.8포인트 올랐다. 이는 2011년 4월(109.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