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8월23일(14:39)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세븐일레븐이 800억원 규모 회사채 공모발행에 나선다. 2분기에 흑자로 전환하면서 자신감을 회복한 것으로 분석된다. 부채비율이 377%에 달하고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이 회사의 회사채 공모가 흥행 여부는 그룹의 선제적 지원 의지가 관건이란 지적이 나온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롯데 그룹 계열사 코리아세븐은 이르면 다음달께 3년과 5년 만기로 공모 회사채 발행을 추진한다. KB증권과 삼성증권이 발행을 주관한다. 투자수요가 몰리면 발행 규모를 1000억원대로 증액할 것으로 알려졌다. 코리아세븐은 2018년 처음 회사채를 공모한 이후 지난해 10월에도 3년물로 1300억원을 발행했다.
이번 회사채로 마련한 자금은 오는 11월 만기가 돌아오는 900억원 규모의 공모사채 12월 만기인 339억원 규모 사모사채 등의 상환에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븐일레븐은 국내 편의점 업계에서 GS25와 CU에 이어 3위 사업자로 미국 세븐일레븐 본사에 로열티를 지불하고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다. 연간 4조원 안팎의 매출액과 1~2%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해왔으나 지난해엔 코로나19의 여파로 적자전환했다.
코리아세븐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우량채권인 AA급에 못미치는 A+ 급이다. 올해 1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하자 신용평가사들이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강등시켰다. 상반기말 기준 부채비율이 377%에 이르고 마진율이 저조해 외부 지원없이 단기간에 재무구조가 개선되기 어렵다는 평가다. 자체 신용등급은 사실상 A-급이세 BBB+정도이나 롯데그룹의 지원 가능성 때문에 A+평가를 받는다. 한국신용평가는 "음식료 및 물류 관련 계열사와 영업적 연계도 긴밀한 수준이며 그룹 내 전략적 중요성, 롯데그룹의 대외 신인도 및 지원여력 등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회사채 공모는 흥행 여부는 금리조건이나 롯데 그룹의 지원 의지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최근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기관들이 회사채 투자에 소극적인 분위기다. 절대금리가 높은 A등급 채권이라도 신용등급 강등될 경우 평가손이 발생할 수 있고, 코리아세븐의 경우 강등 가능성도 높다. 연 1% 수준의 영업이익률로는 그룹의 재무적 지원이 없이는 어려움을 벗어나기 쉽지 않다. 일본 이온사가 최근 매각을 작업을 본격화한 편의점 체인 미니스톱을 GS25나 CU혹은 이마트24 가운데 한 곳이 인수할 경우 세븐일레븐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