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해 아내인 줄"…출소 나흘 만에 10대 성추행한 남성의 변

입력 2021-08-23 10:09
수정 2021-08-23 10:10

폭행죄로 수감됐다가 출소한 지 나흘 만에 미성년자를 성추행한 2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22일 광주고법 형사1부(부장 이승철)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 등 상해) 혐의로 기소된 A씨의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은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복지시설 3년간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22일 새벽 광주 자신의 집과 같은 건물에 사는 B양을 강제추행하고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씨는 B양이 거주하는 주거지의 현관문을 수차례 두드렸고, 잠결에 지인으로 착각한 B양이 문을 열자 집안으로 들어가 범행을 저질렀다. 강제로 성추행을 한 후 안방에 나체 상태로 드러누운 A씨는 약 10분 뒤 B양과 함께 거주하는 지인이 집에 도착해 경찰에 신고하면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A씨는 전날 저녁부터 술을 마셔 만취 상태였다. 재판 과정서 A씨는 만취로 인해 블랫아웃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범행 장소를 자택으로, 피해자를 아내로 착각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가 B양을 반복적으로 '여보'라 부른 점, 현관문 비밀번호를 누르고 수차례 문을 두드리는 모습이 담긴 CCTV 등으로 주거침입 고의는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지만, 최종적으로 10대인 B양의 외모와 체격·말투 등에 비춰 아내와 혼동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한편 A씨는 사건 직전 길을 가던 시민을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혀썬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교도소에서 나온 지 나흘 만에 재차 범행을 저질렀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