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가뭄에 단비"…서울 새 아파트 1만518가구 연내 집들이

입력 2021-08-22 17:01
수정 2021-08-23 01:54
서울 지역의 전세난이 좀처럼 완화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7월 31일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 등 새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된 이후부터 전세 매물 부족과 가격 상승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세를 구할 때 입주 아파트를 노려볼 만하다고 입을 모은다. 전세 물량이 한번에 많이 풀리기 때문이다. 공급이 많아서 가격도 저렴한 경우가 많다.

전세 매물 줄고 가격 올라 KB리브부동산이 조사한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 가격은 6억3483만원이었다. 지난해 7월(4억9922만원)과 비교해 1년 만에 1억3561만원 상승했다. 최근 1년간 상승폭이 2017년 7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3년간 상승폭(6794만원)의 두 배가량 됐다. 전세 거래량도 급감하는 모습이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 건수는 총 6150건이었다. 지난해 7월 1만2127건이었던 것과 비교해 두 배 정도 줄어든 수치다.

전세 매물도 씨가 마르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아시아선수촌은 총 1356가구인데, 전세 매물은 4건에 불과하다. 학군이 좋은 지역에서의 매물난은 더욱 심한 상황이다. 노원구 상계동에 있는 노원센트럴푸르지오는 810가구 중 전세 매물은 단 2건이다. 1882가구 규모의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1단지 전세 매물 역시 3건에 그쳤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계약갱신청구권과 재건축 이주 수요 등이 겹치면서 전세 매물 부족이 심화되고 있다”며 “정부가 주택공급 계획을 밝히고 있지만 입주까진 상당한 시일이 걸려 수요자들의 불안 심리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대단지 입주에 관심 가져야장기화되는 전세난 속에 부동산 전문가들은 입주를 앞둔 새 아파트 매물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신규 입주 아파트는 여러모로 유리한 면이 많다. 먼저 이전 세입자가 없기 때문에 계약과 동시에 바로 이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결혼, 취업 등으로 바로 입주해야 하는 수요자들에게 유리하다.

통상 주변 시세 대비 저렴한 가격에 계약할 수 있다. 신축 단지엔 입주 초 잔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집주인이 많다. 통상 부족한 분양 잔금을 처리하기 위해 주변 단지 시세보다 저렴하게 전세계약을 체결하고 2년 또는 4년 후 재계약 시점에 가격을 올린다. 특히 대단지는 수요자 대비 공급 물량이 많아 시장 원리에 따라 전셋값이 일시적으로 낮아지는 경우가 많다.

신축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것도 장점이다. 지난달 입주를 시작한 강남구 일원동 디에이치자이개포는 총 1996가구의 30% 정도가 전세매물로 나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물이 많을수록 전용면적별, 층수별, 구조별로 세입자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연말까지 노원·송파 등에서 집들이다음달 2260가구를 비롯해 연말까지 서울에서는 총 1만518가구가 집들이를 한다. 이 중 500가구 이상 중형 단지들을 우선 노려볼 만하다. 단지가 클수록 전세 매물이 많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연말까지 가장 많은 입주가 진행되는 곳은 송파구다. 연말까지 총 2170가구가 입주한다. 강남구에선 삼성동 래미안라클래시(679가구), 대치동 르엘대치(273가구) 등이 내달 입주를 앞두고 있다. 노원구에선 다음달 1308가구가 입주하는 태릉해링턴플레이스에 주목해볼 만하다. 이 밖에 △10월 동작구 보라매자이(959가구) △11월 동대문구 e편한세상청계센트럴포레(823가구) △12월 서대문구 홍제역해링턴플레이스(1116가구) 등이 눈길을 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신혼부부 등 젊은 층은 커뮤니티 등이 좋은 새 아파트를 선호하기 때문에 물량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며 “2년이나 4년 뒤 전셋값 상승까지 고려해 이사 계획을 세우는 게 좋다”고 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