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세 여성 K씨는 식사 때마다 열량을 생각한다. 체중 조절에 신경 쓰지만 지난 2년간 체중이 5㎏이나 늘어 우울하다.
소식을 해도 살이 찌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즐겨 먹는 음식의 포만감 때문이다. 식욕은 체중을 줄이고자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에게 극복하기 어려운 욕구다. 적게 먹을수록 식욕이 더 왕성해져 과식하거나 군것질·야식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어떤 음식이 포만감을 주는 정도는 섭취 음식의 중량에 좌우된다. 같은 중량의 음식이더라도 열량이 낮은 음식을 먹는다면, 식욕을 충족하면서도 체중 조절에 성공할 수 있다. 에너지밀도는 식품의 중량당 칼로리를 말하는데, 보통 1g의 식품에 들어 있는 열량을 의미한다. 에너지밀도가 낮은 식품을 먹는다면, 포만감은 동일하면서 섭취 열량은 줄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에너지밀도가 낮은 식품은 수분 함량이 높은 죽이나 수프, 식이섬유와 채소·과일 등이다. 잡곡밥이나 현미밥은 식이섬유가 풍부해 국수나 흰쌀밥에 비해 에너지밀도가 낮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은 소화에 시간이 더 오래 걸려 적은 열량을 섭취해도 포만감이 더 오래 간다는 장점이 있다. 에너지밀도가 높은 식품으로는 지방 함량이 높고 수분 함량은 낮은 빵, 케이크, 감자칩, 비스킷, 버터, 치즈 등이 있다.
사람들은 대부분 비슷한 양의 식사를 해야 포만감을 느낀다. 밥, 국, 반찬들로 이뤄진 집밥 한 끼의 열량은 600㎉인데, 같은 포만감을 얻으려면 치즈케이크 두 조각으로도 부족하다. 문제는 치즈케이크 두 조각의 열량은 무려 1000㎉나 된다는 점이다. 디저트를 먹을 때 아이스크림 200g을 먹으면 200㎉가 넘지만, 딸기 200g을 먹으면 60㎉에 불과해 열량 차이가 세 배 이상 난다.
포만감도 느끼면서 체중 조절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계란, 생선, 그리고 지방 함량이 적은 부위의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또한 잡곡밥, 채소, 과일 등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먹거나 나물밥이나 버섯밥을 해 먹는 것도 포만감 유지에 도움이 된다.
장기적으로 다이어트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식사량을 줄이는 ‘양’적인 다이어트가 아니라 에너지밀도가 낮은 음식 위주로 먹는 ‘질’적인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