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 안섞인 '순수 5G 통신'…KT 이어 SKT도 도입 나서나

입력 2021-08-22 17:12
수정 2021-08-23 01:31
SK텔레콤이 자사 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는 스마트폰 단말 일부에 5세대(5G) 네트워크 모드 설정 기능을 추가했다. 그동안 LTE(4세대 이동통신)망과 5G망을 섞은 비단독(NSA)모드 하나였던 서비스를 이용자가 단독(SA)모드 방식도 선택해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회사가 그간 “인프라가 안정된 뒤 서비스하겠다”던 입장을 바꿔 5G SA모드 본격 도입을 위한 ‘정지 작업’을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달 말 기기 업데이트를 통해 갤럭시S20 단말에 ‘5G 네트워크 모드 설정’ 기능을 새로 추가했다.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없었던 기능이다. 5G 네트워크 모드 설정 기능은 갤럭시S20 단말 내 개발자 옵션에서만 볼 수 있다.

새로 생긴 메뉴는 지난달 KT가 이동통신 3사 중 최초로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SA 서비스 상용화에 나선 뒤 단말 업데이트를 통해 선보인 기능과 일부 같다. KT는 삼성전자와 협업해 갤럭시S20, 갤럭시S20+ 등에 SA모드를 적용했다. 5G 네트워크 모드 메뉴에서 NSA모드, SA모드, NSA+SA모드 등을 선택할 수 있다.

SK텔레콤 측은 그러나 “현재로선 5G SA 관련 B2C 분야 상용화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반면 통신업계 안팎에선 이를 SK텔레콤이 5G SA모드 서비스에 나서기 위해 신호탄을 쏜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폰 단말의 5G 네트워크 모드를 NSA모드에서 변경할 일이 없다면 이 메뉴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 개발자는 “이용자가 쓸 일이 없는 기능은 애초에 선택지를 주지 않는 게 소프트웨어 개발 상식”이라며 “이 기능이 단말의 개발자 옵션에 포함된 것은 SK텔레콤이 조만간 5G SA모드 테스트에 들어갈 것이라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의 이번 업데이트는 KT 이동통신을 이용하는 갤럭시S20 단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는 별개로 이뤄졌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같은 단말이라도 각 통신사가 네트워크 장비나 독자적인 앱 서비스 등에 따라 각각 다른 펌웨어를 제공한다”며 “이에 따라 업데이트 내용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그간 B2C로는 5G SA모드를 서비스하지 않았다. 타사가 SA 사업에 나설 때도 시기상조라는 반응을 내놨다. 하지만 SK텔레콤이 5G SA모드를 아예 운영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지난 3월 SK하이닉스 공장에 B2B(기업 간 거래) 5G SA 서비스를 도입했다. SA모드 상용화에 나설 기술 기반이 있다는 얘기다.

SK텔레콤은 앞서 삼성전자와 5G SA 장비 연동 시험을 벌여 성공하기도 했다. 당시 SK텔레콤은 “5G SA 기술은 기존 NSA모드보다 데이터 처리 효율성이 세 배 높고, 대규모 트래픽을 효율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A와 NSA는 모두 5G 기술 표준이다. 하지만 이동통신 세대 전환을 놓고 보면 장기적으로 SA가 NSA를 대체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내놓은 최신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3, 갤럭시Z플립3도 국내엔 LTE 모델이 빠지고 5G 모델만 출시됐다. 한 네트워크 전문가는 “LTE망이 몇 년 안에 사장되진 않겠지만 이미 6G 방식이 거론되는 통신업계에서 LTE도 언젠간 과거의 유물이 된다”며 “각 통신사가 5G 전국망 구축을 확대할수록 SA 방식의 장점이 커져 NSA모드를 자연스럽게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