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사진)가 지난 6월 경기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 당시 이른바 '떡볶이 먹방' 촬영으로 현장에 늦게 도착했다는 지적에 대해 결국 사과했다.
이 지사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 '사과드린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쿠팡 화재 당시 경기지사로서 저의 대응에 대해 논란이 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었지만, 모든 일정을 즉시 취소하고 더 빨리 현장에 갔어야 마땅했다는 지적이 옳다"라고 인정했다.
그는 "당시 경남 일정 중 창원에서 실시간 상황 보고를 받고 대응조치 중 밤늦게 현장 지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다음 날의 고성군 일정을 취소하고 새벽 1시 반경 사고 현장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또 "저의 판단과 행동이 주권자인 국민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음을 인정하고 사과 말씀을 드린다"면서 "앞으로 권한과 책임을 맡긴 경기도민을 더 존중하며 더 낮은 자세로 더 성실하게 섬기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지사가 쿠팡 물류센터 화재가 있었던 지난 6월 17일 오후 창원에서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와 유튜브용 방송 녹화를 진행했다는 보도 이후 여야 대권 주자들의 비판이 쇄도했다.
세월호 사건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응을 강하게 비판했던 이 지사가 화재 현장에 바로 가지 않고 '떡볶이 먹방'을 촬영하는 것이 적절했느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앞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연일 계속되는 논란에도 '대응에 문제가 없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이 지사를 향해 "그러니까 박근혜가 보고를 받고 지시를 했다면, 세월호 가라앉는 동안에 황교익이랑 먹방을 해도 문제 삼으면 안 된다는 얘기냐"라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꼭 재난책임자가 현장에 있을 필요가 없다면 새벽에 현장엔 왜 갔나"라면서 "언론홍보에 사용할 사진 찍으러 간 건가. 앞뒤의 말이 맞아야지, 이걸 해명이라고 하고 있나"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 지사는 자신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에도 아랑곳없이 SNS에 사과나 유감표명 없이 상관없는 내용들만 연달아 게시해 '사과 대신 정면돌파를 택한 것 아니냐'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당내 대권 주자들의 비판도 강도가 높아지자 결국 사과를 택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