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빠진 모습으로 법정 등장한 전두환, 혈액암 의심 진단

입력 2021-08-21 15:01
수정 2021-08-21 15:02

최근 살이 빠진 모습으로 법정에 등장했던 전두환 전 대통령(90)이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 골수종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중앙일보는 "전 전 대통령이 혈액 검사 등을 받았고 현재까지의 검사 결과를 종합하면 다발성 골수종이 확실한 것 같다"는 한 의료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다발성 골수종은 혈액 속의 형질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며 나타나는 혈액암이다. 종양이 뼈에 침범해 뼈를 녹이거나 잘 부러지게 한다. 면역 장애, 조혈 장애, 신장 장애를 일으키며,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18년 발생한 다발성 골수종 환자는 1719명이다. 2009년 1037명보다 10년 새 66% 늘었다. 2018년 5년 상대 생존율은 46.5%로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그해 전체 5년 생존율은 70.3%이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전 전 대통령은 최종 검진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전 전 대통령이 고령이라서 항암치료를 견디기 힘들 것으로 판단돼 대증요법으로 치료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대증요법은 열이 나면 해열제를 투여하는 것과 같이, 겉으로 나타난 병의 증상에 대응하여 처치하는 치료법이다.

지난 9일 고(故) 조비오 신부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광주지방법원 형사대법정에 출석한 전 전 대통령은 호흡 불편 등을 호소하며 약 25분 만에 퇴정했다. 전 전 대통령이 항소심 법정에 직접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재판 당시 전 전 대통령이 호흡 곤란을 호소하자 부인인 이순자 여사는 "식사를 못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고 재판부는 전 전 대통령에게 약 10분간 법정 밖으로 나가 휴식을 취하라고 했다.

전 전 대통령은 재판이 시작된 지 10여 분도 지나지 않아 눈을 깜짝이며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내 고개를 꾸벅거리며 조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전 전 대통령의 다음 기일은 오는 30일 오후 2시로 예정됐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