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우리는 세월호 때 '박근혜 7시간' 비판…이재명 사과해야"

입력 2021-08-20 22:33
수정 2021-08-20 22:36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김두관 의원은 20일 이천 화재 때 황교익 씨와 떡볶이 먹방을 찍은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향해 "빠른 사과가 첩경이다"라고 말했다.

아들이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아 자가격리 중인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YTN 전화 인터뷰 과정에서 '쿠팡 물류센터' 화재와 관련된 논란이 생각보다 커진다는 느낌을 받았다"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경기도는 그간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소방관의 장례식을 격식에 맞춰 엄숙하게 치러줬다"라면서 "이미 국가직으로 전환된 소방관의 장례식이 굳이 경기도의 책임도 아닐 텐데 그렇게 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재명 후보께서 사회를 위해 희생한 분들을 어떻게 예우하는가에 대한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번 논란의 핵심에는 그 소방관, 그것도 구조대장이 실종된 상황에서 생겼다는 점에서 더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화재 자체가 아니라 소방관의 실종 상황이라면 모든 일을 마다하고 달려왔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게 일반적인 의구심이다"라면서 "다른 것은 모르겠으나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이재명 후보께서 빨리 사과하시는 것이 가장 빠른 수습대책 같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저를 포함한 우리 민주당은 세월호 사건 당시 '박근혜의 7시간'을 강도 높게 비판해 왔기 때문에 민주당 제1 주자의 이런 의혹은 빨리 수습되는 게 우리 당을 위해서나 이재명 후보를 위해서 바람직하다"라고 조언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경기도 측이 "대응을 제대로 했다"는 취지로 해명하자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는데 반성을 하지 않는다"라고 이 지사 측의 대응 문제점을 지적했다.

진 교수는 "도지사가 화재가 난 '즉시' 현장으로 달려가라고 얘기하는 사람 없다"라면서 "'즉시'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소방 구조대장이 진화작업 중 행방불명이 되어 생사도 모르는 시점에, 떡볶이집은 아무리 생각해도 도지사가 있기에 적합한 장소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도정과 아무 관계도 없는 떡볶이 먹방 촬영이 인명이 걸린 화재 현장 방문보다 중요한 일정인가"라면서 "그냥 '내가 생각이 짧았다. 반성한다. 앞으로 조심하겠다'고 하면서 쏟아지는 비난을 묵묵히 받으면 끝날 일이다"라고 했다.

앞서 이 지사가 황 씨와 먹방을 찍던 날은 오전 5시 35분께 불이 진압되지 않았을뿐더러 진화 작업에 나섰던 50대 소방 구조대장이 실종됐던 상황이었다.

광주소방서 119구조대 고(故) 김동식 구조대장은 이날 정오께 동료 소방관들과 물류센터 지하 2층에 진입한 후 실종됐다가 48시간여 만인 6월 19일 숨진 채 발견됐다.

경기도는 설명자료를 내고 "화재 발생 즉시 현장에 반드시 도지사가 있어야 한다고 비판하는 것은 과도한 주장이고 억측"이라면서 "애끊는 화재 사고를 정치 공격의 소재로 삼는 일이 다시는 없기를 바란다"라고 진화에 나섰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