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오는 11월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에 나서고, 2023년 3분기부터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19일(현지시간) 전망했다.
데이비드 메리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미 한국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내년 상반기 미국 경제와 금융 전망’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메리클 이코노미스트는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테이퍼링에 대한 공식 경고를 내놓은 뒤 11월부터 국채 및 주택저당증권(MBS) 매입액을 줄여나갈 것으로 봤다. 내년 9월까지 열리는 총 여덟 차례의 FOMC에서 한 번에 150억달러씩 감축할 것이란 예상이다. 그는 “통화당국이 내년 4분기에 양적 완화 종료 이후의 상황을 살펴본 뒤 이듬해 2분기까지 금리 인상 카드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급등세를 타고 있는 물가가 내년엔 안정세를 되찾고 고용시장도 정상으로 회복될 것이란 게 메리클 이코노미스트의 관측이다. 그는 “미국 내 고용 수요가 매우 강한 데다 연방정부의 특별 실업수당 지급마저 곧 종료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실업률은 올해 말 4%대 초반, 내년에는 3%대 중반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역대 최저였던 작년 2월(3.5%) 수준의 최대 고용 상황으로 돌아갈 것이란 기대다. 개인소비지출(PCE) 근원 물가는 내년 초까지 3%를 넘겠지만 이후엔 2.1~2.2%로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Fed가 통화정책 변경 기준으로 삼고 있는 PCE 근원 물가는 지난 4월부터 목표치(2.0%)를 크게 상회해왔다.
실제 테이퍼링이 시작되더라도 벤치마크로 쓰이는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장기간 연 1.05~1.35%로 낮게 유지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이안 린젠 BMO캐피털마켓 수석전략가는 이날 한국투자공사 뉴욕지사 세미나에 참석해 “미 국채 수요가 여전히 굳건한 데다 국채 발행 물량도 점차 감소할 것”이라며 이같이 예측했다. 그는 “임금이 많이 뛰었지만 물가를 감안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며 “물가 상승 압력도 서서히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