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기자 코너] 여름방학 진로프로그램으로 확인한 미적분의 쓸모

입력 2021-08-23 09:00
수학은 왜 공부해야 할까. 기초를 이해하고 응용력을 갖추기까지 많은 시간을 들이고 노력해야 하는 것은 모든 공부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이야기지만, 수학은 투자한 시간 대비 세상을 살아가는 데 몰라서는 안 될 만큼 중요하다는 생각이 와 닿지 않았다. 이번 여름방학에 찾아가는 대학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서울대학교 평생교육원이 주관한 ‘눈으로 이해하는 인공신경망과 미적분’이란 강좌를 듣고, 《미적분의 쓸모》라는 책을 읽어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방학 동안 교내 프로그램 ‘인공신경망과 미적분’ 강의를 들었다. 인공신경망(artificial neural network)은 인간의 뇌와 같은 생물학적 신경망을 모방해 만들어진 통계학적 학습 알고리즘으로, 이를 사용해 만든 것이 딥러닝이다. 딥러닝에서는 인공신경망이 출력하는 값과 실제 정답의 차이인 손실함수를 최소화하기 위해 미분을 활용한 경사 하강법과 같은 최적화 방법을 사용한다는 것을 알게 됐고, 인공신경망의 학습 과정을 파이썬 언어 코딩으로 살펴봤던 시간이 인상 깊었다.

수학의 한 갈래인 미적분은 생각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 생활과 관련돼 있고, 우리가 직접 느끼지 못하는 사회적 물리적 변화들을 계산하고 예측하는 데에도 중요하게 쓰이고 있다. 의료 분야에서는 2차원 이미지를 적분하는 CT 덕분에 암세포와 염증의 정확한 체내 위치를 확인할 수 있고, 최적화 알고리즘과 미분 덕분에 인공지능 빅스비와 시리가 사용자의 음성정보를 정확하게 처리해서 적절한 답변을 제시할 수 있게 됐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사는 미분의 원리를 적용해 민간 로켓 추진체의 재사용을 연구하며 우주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디즈니사가 뛰어난 3차원(3D) 애니메이션 그래픽 기술로 세계인의 마음을 홀리는 콘텐츠를 만들어낸 데도 미분이 사용됐다. 그뿐만 아니라 한계효용이나 주식투자 전략 같은 경제 예측, 기후변화와 기상예보 등의 미래 예측,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의 확산세를 예측하는 데에도 미분이 사용된다.

갑자기 미적분 예찬론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사실 미적분이 이 세상에 없었다고 생각하면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생활의 편리와 기술의 진보는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전문 분야에 쓰이는 미적분은 컴퓨터가 계산하기 때문에 복잡한 미분 방정식을 풀지 못한다고 고민할 필요는 없다. 그렇지만 나를 둘러싼 세상의 변화를 이해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일이 전문가들만의 일은 아니다. 미적분의 쓸모를 희망하는 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해야 하는 공부로 한정 지어 생각하진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김재윤 생글기자(세현고 1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