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빙수도 더 맛있게 먹는 법이 있다. 고급 빙수의 ‘달인’들에게 빙수의 풍미를 150% 즐기는 법을 들어봤다.
김동우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 파티셰(베이커리부분 수석셰프)는 단계별로 빙수를 먹어보라고 했다. 토핑과 얼음을 곧바로 섞지 말고 얼음과 과일, 견과류 등을 한 번씩 떠먹어 각각 고유의 맛을 먼저 음미해보라는 얘기다. 김 파티셰는 “빙수는 가지각색 재료가 어우러져 맛을 내는 음식”이라며 “재료를 따로따로 맛본 뒤 섞어먹으면 빙수 한 그릇만으로도 다양한 풍미를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빙수를 모두 먹어 ‘완빙’한 뒤엔 따뜻한 차 한 잔으로 속을 달래주는 것도 추천한다”고 말했다.
대부분 호텔이 빙수와 함께 제공하는 별도 소스는 빙수 맛을 돋운다. 포시즌스호텔 서울의 알렉산더 쉐술리 셰프는 “별도 소스는 빙수 재료의 맛을 지나치게 압도하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풍미를 더할 수 있도록 신경 써서 결정한다”고 말했다. 포시즌스호텔의 복숭아 멜바 빙수는 라즈베리 소스를 함께 내온다. 우유얼음의 부드러운 식감과 복숭아 젤리의 쫄깃함, 아몬드의 고소함에 라즈베리 소스로 상큼하고 새콤한 맛을 더한다.
집에서도 이색 빙수를 만들어 즐길 수 있다. 재료의 비율이 관건이다. 김 파티셰는 “조금 번거롭더라도 우유에 생크림과 설탕을 함께 넣고 얼리면 시판 빙수와 좀 더 가까운 맛이 난다”며 “우유와 물의 비율을 3 대 1로 조절해 얼리면 우유로만 만든 얼음보다 훨씬 청량한 맛이 나고, 얼음 조각이 좀 더 천천히 녹는다”고 조언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