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골프의 ‘쌍두마차’ 김시우(26)와 임성재(23)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플레이오프 1차전 1라운드에서 서로 ‘페이스메이커’로 뛴다. 선의의 경쟁으로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는 각오다.
20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저지시티의 리버티내셔널GC(파71)에서 개막한 PGA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1차전 노던트러스트에서 김시우와 임성재는 케빈 키스너(37·미국)와 함께 한 조로 묶였다. 키스너가 페덱스컵 순위에서 29위, 김시우가 30위, 임성재가 31위를 나란히 기록해 세 선수의 매치업이 성사됐다. 김시우는 지난주 PGA투어 정규시즌 최종전 윈덤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준우승을 차지할 때 임성재, 강성훈(34)과 함께 뛰며 선두와 6타 차 열세를 극복한 뒤 연장전에 들어간 바 있다.
김시우와 임성재는 플레이오프 최종 3차전인 투어챔피언십 출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투어챔피언십에 진출하려면 이번 대회가 끝난 뒤 페덱스컵 순위에서 70위 안에 들고, 다음주 열리는 BMW챔피언십 후엔 30위 안에 포함돼야 한다. 올 시즌 가장 성적이 좋은 선수 상위 125명이 모여 경기하고 최종전에선 2차전까지 순위에 따라 보너스 스코어를 받기 때문에 1차전부터 좋은 성적을 내 포인트를 쌓는 게 유리하다.
또 투어챔피언십은 보너스 상금 총 6000만달러(약 705억원)를 걸고 열리는데 1위에게 1500만달러가 주어진다. 웬만한 메이저대회 총상금을 넘는 규모다. ‘톱8’에만 들어도 최소 110만달러가 보장되고 꼴찌를 해도 39만5000달러를 가져가는 ‘돈잔치’다. 투어챔피언십에 진출하면 상금 외에 다음 시즌 대부분의 대회와 메이저대회,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대회 출전권도 부상으로 얻는다.
지난 2년간 투어챔피언십에 출전한 임성재는 “투어챔피언십에 3회 연속 나서는 건 의미가 매우 크다”며 “한 해 30위 안에 드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인데 올해까지 출전하면 정말 기쁠 것”이라고 말했다. 김시우도 “(상금 외에도 각종 혜택을 보고) 그래서 모든 선수가 투어챔피언십에 출전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고 했다.
페덱스컵 순위 34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이경훈(30)도 2차전까지 순위를 끌어올려 투어챔피언십에 나서겠다는 각오다. 이경훈은 미국의 찰리 호프먼(45), 호주의 마크 리슈먼(38)과 1, 2라운드를 함께한다. ‘괴력의 장타자’ 브라이슨 디섐보(28)는 역시 장타로 유명한 저스틴 토머스(28), 샘 번스(25·이상 미국)와 같은 조에서 장타 대결을 펼친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2020 도쿄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한 세계랭킹 1위 욘 람(27·스페인)은 멕시코 골프 간판 아브라암 안세르(30), 해리스 잉글리시(32·미국)와 경기한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