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피너티, 현대카드 IPO 난관에.. 지분 24% 푸본·현대커머셜에 매각[마켓인사이트]

입력 2021-08-19 09:21
수정 2021-08-19 17:44
≪이 기사는 08월18일(12:49)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글로벌로 사모펀드(PEF)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등 재무적 투자자(FI)들이 현대카드 지분 24%를 현대커머셜과 대만계 금융사 푸본금융그룹에 매각한다. 어피너티는 현대카드의 기업공개(IPO) 작업이 연내에도 여의치 않자, 조속한 투자금 회수를 위해 지분 매각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커머셜은 868억5700만원을 추가로 출자해 현대카드 보통주 641만8611주를 컨슈머 프리퍼드 초이스 리미티드 등 5개사로부터 인수했다고 17일 공시했다. 거래 상대방 5개사는 모두 어피너티의 지배를 받는 특수목적회사(SPC)다. 현대커머셜이 인수한 보통주는 현대카드 지분의 4%에 해당한다. 현대커머셜은 출자 목적을 '경영상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어피너티의 나머지 지분 20%는 대만의 푸본금융그룹에 넘겨진다.

이번 거래로 현대카드의 지분 보유 현황은 현대자동차 36.9%, 기아자동차 11.5%, 현대커머셜 28.5%, 푸본금융그룹 20%로 변경됐다.

어피너티는 현대카드 투자 4년 만에 투자금 회수를 마무리했다. 어피너티는 2017년 당시 싱가포르투자청, 칼라일그룹 계열의 알프인베스트파트너스 등과 함께 GE캐피탈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24%를 인수했다. 보유 지분은 어피너티 9.99%, 싱가포르투자청 9%, 알프인베스트 5%이었다. 이들은 투자금 회수를 위한 조건으로 2021년까지 현대카드 상장을 하겠다는 주주간 계약(SHA)를 맺었다. 현대카드는 약속대로 2019년 IPO주관사로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선정해 IPO 작업을 추진했다. 금융주 'IPO 대어'로 주목을 받았으나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카드업황이 악화된데다 금융 관련 주가가 부진하면서 IPO작업도 진척이 없었다. 이번 거래는 현대카드가 FI들의 투자금을 매각을 통해 먼저 돌려주고, IPO작업은 중장기 과제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어피너티는 현 시점에서 현대카드의 IPO보다 3자 매각으로 투자자금을 회수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 이번 거래가 성사됐다"고 설명했다.

푸본금융그룹은 어피너티와 달리 전략적 투자자로서 현대카드의 경영에 참여하게 된다. 현대카드는 "푸본은 최고 수준의 데이터 사이언스 및 상업자표시 신용카드(PLCC) 역량을 가진 현대카드의 성장성과 미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고 밝혔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