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DNA 바꾸자"…IT인재 끌어모으는 국민은행

입력 2021-08-18 18:05
수정 2021-08-19 01:52
국민은행은 디지털·인공지능(AI) 기반 금융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은행권 특유의 ‘순혈주의’를 타파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네이버, 삼성전자 등 정보기술(IT) 기업 인재의 적극적인 영입을 통해서다.

2019년 4월 윤진수 부행장 영입이 그 시발점이었다. 윤 부행장은 삼성전자, 현대카드 등에서 빅데이터 업무를 담당했던 전문가다. 국민은행은 그를 데이터전략본부장으로 데려온 뒤 작년 말 테크그룹을 총괄하는 부행장에 선임했다. 은행에서 핵심 요직을 외부 인재로 앉힌 건 이례적이어서 ‘파격’이란 평가가 나왔다. 윤 부행장은 지난해 금융에 특화된 AI 모델 ‘KB-알버트(ALBERT)’ 개발에 성공하는 등 굵직한 성과를 내고 있다.

2019년 10월 최명숙 리브플랫폼부장, 작년 2월 성현탁 리브부동산플랫폼부장 영입이 이어졌다. 최 부장은 다음커뮤니케이션(현 카카오)과 현대카드 출신, 성 부장은 네이버, 라인파이낸셜플러스 출신인 IT 전문가다.

올 4월엔 네이버클라우드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지낸 박기은 테크혁신본부장이 영입됐다. 박 본부장은 1995년 대우통신에 입사해 한국컴퓨터통신, 이루온, 네이버 등 IT 업계에서만 20년간 활약했던 인물이다. 클라우드·AI 등 전문성이 특히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 본부장은 “처음 영입 제의가 왔을 때 보수적인 은행이 혁신을 할 수 있을까 조금 의심했다”며 “국민은행에 와보니 DX에 대한 의지가 매우 강해 놀랐다”고 했다. 국민은행은 진행 중인 올 상반기 공개 채용에서도 200명 가운데 절반 이상을 IT 전문 인력으로 뽑을 예정이다. 올 하반기엔 윤 부행장 직속 ‘금융AI센터’의 인원을 대폭 늘려 확대 개편할 계획이다. 박 본부장은 “기존 은행 직원들도 AI·빅데이터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가 높아져 회사의 DNA가 조금씩 바뀐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국민은행이 명실상부한 금융 빅테크 기업으로 거듭나는 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