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 사태'에 전금법 논란…한은 "지급결제 조항은 무관"

입력 2021-08-18 11:00
수정 2021-08-18 11:23
최근 머지포인트 사태와 관련해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개정안에 불똥이 튀고 있다. 개정안이 통과됐다면 머지플러스가 당국의 관리·감독을 받았을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전금법 개정안은 당초 6월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지급결제 권한을 둘러싸고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이 갈등을 보이면서 제자리 걸음을 반복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같은 논란에 대해 "개정안 중 지급결제 관련 조항은 소비자 보호와는 무관하다"며 "국회에서 지급결제 관련 조항을 제외한 전금법 개정안을 조속히 논의함으로써 전자금융거래의 소비자보호 체계가 시급히 확립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머지플러스는 포인트 형태의 선불전자지급 수단을 발행해 영업하면서 전자금융업자로 등록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달 초 금융감독원이 이같은 내용을 지적하자, 머지플러스는 11일부터 '음식점업' 분류만 일원화해 축소 운영한다고 밝혔다. 포인트 신규 판매도 중단하고, 포인트 사용처도 200여 곳에서 20여 곳으로 크게 줄었다. 이에 소비자들은 이미 지불한 포인트를 쓰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에 서울 영등포구 머지포인트 본사로 몰려 환불을 요구했다. 시중에 풀린 머지포인트는 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은은 "지급결제 관련 사항을 제외한 전금법 개정안을 조속히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소비자 보호 관련 일부 조항은 더 강화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에 상정된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은 △선불충전금의 외부예치 의무화 △고객의 우선변제권 신설 △고객별 1일 총 이용한도(1000만원) 신설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소비자 보호 장치를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정안은 선불충전금 보호를 위해 송금액 100%, 결제액의 50%를 외부 금융기관에 예치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한은 측은 "영국 독일 중국 등 주요국이 결제금액의 100% 외부예치를 의무화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금법 개정안에서 소비자 보호 장치를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