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숙명여대 캠퍼스타운 스타트업 CEO] “최소한의 비용과 시간으로 손쉽게 중동시장에 진출할 수 있어요”

입력 2021-08-17 16:17
수정 2021-08-17 16:18


[한경잡앤조이=이진호 기자] “국내 중소기업이 중동 국가에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큰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야 합니다. 수입 절차를 비롯해 할랄 인증, 지점 설립, 파트너 물색까지 준비해야 하는 과정이 많죠. 이런 부분을 최소화할 수 없을까를 고민하던 중 ‘아부하킴’을 창업했습니다.”

아부하킴은 중동 지역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유덕영(35) 대표가 2019년 설립했다. 유 대표는 국내 기업들이 편리하게 중동 국가와 거래를 할 수 있는 웹 플랫폼을 개발했다. 중동 지역 소비자들은 아부하킴 플랫폼에서 손쉽게 물건을 결제하고 배송받을 수 있다. 현재 누적 1000여개의 국내 상품이 아부하킴에서 거래됐다.

유 대표가 플랫폼을 구축하면서 가장 많이 신경을 쓴 부분은 결제 방식이다. 아부하킴은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주문한 상품을 받을 때 배송 기사에게 직접 현금으로 값을 내는 결제 방식인 COD(캐시온딜리버리, 착불현금결제)를 지원하고 있다.

유 대표는 “COD는 중동 국가들이 선호하는 결제 방식”이라며 “중동은 우리나라와 달리 COD 방식의 선호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COD 선호 비율을 국가별로 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약 63%, 이집트는 77%”라고 말했다.

진입장벽 높은 중동 시장, 플랫폼 구성에 신경
중동 이커머스 시장은 언어·문화적인 요소 탓에 수출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높다. 아부하킴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플랫폼 구성에 신경을 썼다. 유 대표는 “중동 국가의 특색을 고려해 플랫폼의 UI(User Interface)/UX(User experience)를 구성했다”라며 “영어, 한국어와 달리 아랍어는 오른편에서 왼편으로 읽는다. 아랍어 기준의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별도의 프로그램을 개발해 적용했다”라고 말했다.

기업명을 아부하킴으로 한 것도 중동 국가에 친근하게 접근하는 방법의 하나였다. “‘아부’는 아랍어로 ‘아빠’라는 뜻이다. ‘하킴’은 ‘지혜’라는 의미다. 정리하면 아부하킴은 ‘하킴 아빠’이자 ‘지혜의 아버지’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하킴은 현지에서 ‘철수’처럼 흔한 이름이기도 하다. 과거 우리도 ‘철수 아빠’, ‘영희 엄마’ 같은 호칭을 널리 사용하곤 했는데 현재 아랍의 문화가 그렇다. 아랍 소비자들에게 친숙함을 심어주기 위해 사명을 아부하킴으로 지었다.”

대학에서 아랍어학과를 졸업한 유 대표는 취업 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근무했던 경험을 살려 창업에 도전했다. 3년간 생활화며 중동 지역의 특징을 하나둘 알게 된 유 대표는 이 시장에 진출하면 충분히 사업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

“중동 아랍 지역에는 22개 국가 있고 인구수만 4억 명에 이릅니다. 중동시장에서 우리나라 소비재의 사용은 0.01% 수준인 4500억원 규모죠. 아주 작은 시장입니다. 이 작은 시장이 아부하킴이 계속 힘을 키워나갈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기회를 부여잡고 차근차근 데이터와 경험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아부하킴이 중동에서 우리나라 소비재 사용 규모를 4조원으로, 4조에서 40조원으로 계속 키워나가고 싶어요.”

설립일 : 2019년 1월
주요사업 : 중동 커머스
성과 : 현지 인증 절차, 지점 설립 비용 없이 직접 상품 판매가 가능한 시스템 구축
설립 2년 차인 2020년 매출 20배 성장 및 당기순이익 달성

jinho23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