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출판사가 방송인 김제동(47)을 멘토로 하는 온라인 취업 고민 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하려다 취업 준비생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출판사 문학동네는 최근 공무원을 준비 중인 취업 준비생들을 위한 네이버 카페 '공준모(공기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모임)'에 '김제동의 랜선 고민상담소' 진행에 대한 공지글을 올렸다.
이는 지난 3월 발간된 '질문이 답이 되는 순간'의 출간 이벤트로, 공동저자 중 한 명인 김제동이 취업 준비생들의 고민을 듣고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하지만 해당 공지가 올라온 후 카페 회원들의 비판 댓글이 쏟아졌다.
대부분 과거 김제동의 발언을 언급하며 언행불일치라고 지적하고 있다. 김제동은 2016년 한 방송에서 취준생의 고민을 들은 뒤 "제발 젊은 친구들한테 왜 취직 안 하냐고 묻지 말라"며 "그러려면 자기들이 재깍재깍 스무 살이 넘으면 취직이 잘 되는 사회를 만들어 놓든가"라고 말한 바 있다.
전문성을 지적하는 댓글도 많다. 카페 회원들은 "취업 준비도 안 해 본 사람이 조언 할 게 뭐가 있느냐", "김제동이 공기업 취업해보기를 했나 뭘 안다고 고민 상담을 받는지", "인사담당자나 현직자의 조언 아니면 이런 이벤트는 하지 않는 게 낫겠다", "이건 취준생을 두 번 죽이는 일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때 화제가 됐던 김제동의 고액 강연료 논란에 대해 언급한 이들도 있었다. 과거 김제동은 지방자치단체의 강연과 행사 등에서 회당 1500만원 안팎의 강연료를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이에 한 카페 회원은 "목수의 망치와 판사의 망치가 같은 가치를 가져야 한다고 했던 김제동 씨도 다른 아르바이트생처럼 최저시급 받고 강의하느냐"고 지적했다.
광고라는 비판까지 더해지자 카페 운영자는 "광고가 아닌 복합적인 이유로 진행하고 있는 행사"라면서 "김제동을 지지하는 회원과 반대하는 회원을 모두 존중한다. '공준모'는 어느 한쪽 이념에 기울지 않은 중립적 커뮤니티"라고 해명했다.
이어 "다만 올 하반기 결론을 향해 달리고 있는 이슈들(건보 콜센터, 인국공 전환 등)은 이념 논쟁이 아닌데 어떤 분들은 '공준모'는 OO소굴이고, '공준모'에서 취준생들을 선동해 어떤 한 사상에 경도되게 만든다는 확증편향적 주장을 하고 있어서 한 번 정도는 이런 류의 행사가 필요하다고 봤다"며 "단 1회로 끝이고 2회는 없다"고 전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