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칼럼니스트, 아프간 사태에 "미국 없으면 한국도 붕괴"

입력 2021-08-17 23:43
수정 2021-08-18 00:20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재장악한 가운데 미국의 한 보수 칼럼니스트가 "한국도 미국의 도움이 없었다면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5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의 칼럼니스트인 마크 티센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같이 밝혔다. 그는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연설문 작성 담당자로 알려진 바 있다.

티센은 "한국이 이런 종류의 지속적 공격을 받는다면 미국의 지원 없이는 빠르게 붕괴해 버릴 것"이라며 "우리 없이 스스로 방어할 수 있는 미국의 동맹은 사실상 없다"고 말했다.

그는 후속 트윗에서 "우리가 한국전쟁 이후 한반도에서 모든 미 군대를 철수했다면 한반도는 재빨리 북한의 지배하에 통일됐을 것"이라며 "우리 군대가 여전히 거기에 있는 이유는 평양을 저지하고 그 결과를 막기 위해 여전히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나아가 그는 "한국은 미국의 도움 없이 스스로 방어할 수 없다. 그것이 우리가 거기에 있는 이유"라고도 재차 강조했다.

티센의 한국 언급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아프간 주둔 미군 철수라는 정책 결정 상 실책으로 인해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했다고 주장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해당 트윗에 일부 누리꾼들은 "한국군이 북한군보다 전력이 우세할 뿐만 아니라 싸움을 포기하고 탈레반에 투항한 아프간 정부군과 비교할 대상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티센이 처음 올린 트윗은 현재까지 4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릴 정도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이날 카불 국제공항과 인근 도로는 수많은 인파로 인해 아수라장이 됐다. 외신에 따르면 탈레반이 예상보다 빨리 정권을 장악하자 카불 시민들은 서둘러 아프가니스탄을 빠져나가기 위해 출국길에 나섰다.

당시 시민들이 비행기에 태워달라며 활주로까지 장악하자 공항 운영 자체가 마비됐다는 게 외신의 전언이다.

아울러 주아프간 러시아대사관 대변인인 니키타 이센코는 "(전날) 정부가 붕괴할 때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은 돈으로 가득한 차 4대와 함께 탈출했다"라고 밝혔다.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한다는 소식에 가니 대통령은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로 탈출했다.

한편, 지난 2001년 알카에다의 9·11 테러로 촉발돼 20년을 끌어온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됐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