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한 벤처기업이 수전해 기술을 적용한 그린수소 자가발전 시스템을 해외에 공급한다. 스타트업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지원 없이 자력으로 개발한 수전해 기술을 세계에 알린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친환경 에너지 연구개발기업인 에이치쓰리코리아(대표 김진관)는 국내 무역회사인 넥슨스타(대표 이덕원)와 소형 그린수소 자가발전기 공급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18일 발표했다. 두 회사는 올해 12월 소형 그린수소 자가발전기(5㎾h) 한 대를 시작으로 2023년까지 총 800대(2000억원)를 말레이시아에 공급하기로 했다.
넥슨스타는 말레이시아 플랜트 기업을 통해 30여 개 지역에 풍력·태양광, 그린수소 발전기, 연료저장장치(ESS)를 연계한 친환경 소형 자가발전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말레이시아는 송·배전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지 않아 가정에서 화석연료(경유) 자가발전기를 사용한다.
화석연료 자가발전기를 그린수소 발전기로 대체하면 물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연료 및 물류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아 환경오염도 발생하지 않는다. 필터만 주기적으로 교체하면 10년 이상 장기간 사용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에이치쓰리코리아는 최근 촉매와 분리막 없이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수전해는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수소를 생산하는 청정기술로 친환경 수소경제를 이끄는 핵심이다.
이덕원 대표는 “전력망 부재로 화석연료 자가발전기를 사용하는 말레이시아에 우리나라의 그린수소 자가발전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싱가폴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주변 국가로 확대해 국내 수전해 기술력을 세계에 알리겠다”고 말했다.
김진관 대표는 “세계적으로 친환경 에너지를 활용한 자가발전 시스템 보급이 빠르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그린수소 생산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보다 해외에 먼저 적용하게 됐다”며 “이번 협약을 통해 우리나라가 에너지 수입국이 아닌 친환경 에너지 수출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천안=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