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공원 장악한 탈레반…범퍼카 타며 '함박웃음' [영상]

입력 2021-08-17 20:11
수정 2021-08-18 00:27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재장악한 가운데 탈레반 대원들이 놀이공원에 있는 범퍼카를 타면서 승리를 자축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16일(현지 시간) 하미드 샬리지 로이터통신 카불지부 기자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소총을 들고 놀이기구를 타는 탈레반 대원들의 모습을 게재했다.

영상에서는 무장한 대원들이 밝은 얼굴로 범퍼카를 타고 있다. 다른 영상에서는 아동용 회전목마를 타고 있는 탈레반 대원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대원들은 주변의 동료들에게 손을 흔들면서 기뻐하고 있다.


영상을 게재한 외신 기자는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카불의 어두운 밤, 지나가는 차량에서 나오는 탈레반의 승전가와 공항에서 울리는 총성이 정적을 깨뜨린다"라며 현지 상황을 전했다.

해당 영상에 외신들은 "탈레반의 폭정을 두려워하는 수많은 아프가니스탄 사람들과 카불을 탈출하기 위해 공항으로 몰리는 사람들의 모습과는 대조적"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이날 카불 국제공항과 인근 도로는 수많은 인파로 인해 아수라장이 됐다. 외신에 따르면 탈레반이 예상보다 빨리 정권을 장악하자 카불 시민들은 서둘러 아프가니스탄을 빠져나가기 위해 출국길에 나섰다.


당시 시민들이 비행기에 태워달라며 활주로까지 장악하자 공항 운영 자체가 마비됐다는 게 외신의 전언이다.

아울러 주아프간 러시아대사관 대변인인 니키타 이센코는 "(전날) 정부가 붕괴할 때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은 돈으로 가득한 차 4대와 함께 탈출했다"고 밝혔다.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한다는 소식에 가니 대통령은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로 탈출했다.

한편, 지난 2001년 알카에다의 9·11 테러로 촉발돼 20년을 끌어온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됐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