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정보기술(IT) 강대국답게 IT 생태계를 보호하는 인앱결제 방지법을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세계 모든 국가의 IT업계 이목이 한국으로 집중되고 있어요.”
마크 뷰제 앱공정성연대(CAF) 창립임원(사진)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CAF는 구글, 애플 등 앱마켓 사업자의 불공정 행위를 막기 위해 미국 매치그룹, 에픽게임즈 등 콘텐츠 업체가 모여 만든 시민단체다.
그는 데이팅 앱 ‘틴더’ 운영사 매치그룹의 수석부사장으로도 재직하고 있다. 1984년부터 2018년까지 존 매케인 공화당 보좌진으로 근무하며 미국 정계 네트워크에 상당한 영향력이 있는 인물로도 평가된다.
뷰제는 한국 IT 생태계를 세계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발전했다고 강조했다. 그가 몸담고 있는 매치그룹은 올초 국내 스타트업 하이퍼커넥트를 1조9330억원에 인수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뷰제는 “아마존, 페이스북 등을 이을 차세대 대형 IT 기업이 한국에서도 나올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뷰제는 구글과 애플의 인앱결제 강제 전략을 막지 못하면 한국 IT 생태계가 위험에 빠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글은 지난해 7월 모든 앱을 대상으로 인앱결제를 강제한다는 전략 변경을 예고했다. 한마디로 무조건 구글 결제 솔루션을 쓰라는 얘기다. 그는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 전략이 시행되면 산업 생태계 전체가 종속된다”며 “한국이 지금까지 일궈낸 성과가 무너질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데이터를 뺏길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뷰제는 “인앱결제 강제는 결제 시 데이터를 구글, 애플이 가져가는 것인데, 이것은 상당한 치명타가 될 것”이라고 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앱마켓 사업자의 인앱결제 강제를 금지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입법 절차를 밟고 있다. 뷰제는 “모든 국가가 인앱결제 방지법을 추진하고 있지만, 한국의 속도가 가장 빠르다”며 “법안이 통과되면 그렇지 못한 국가로부터 수많은 개발자와 기업의 투자금이 몰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CAF는 인앱결제 방지법 입법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영국, 프랑스, 호주, 인도, 일본 등 다양한 국가의 의회와 협업하고 있지만 뷰제가 방문한 나라는 한국뿐이다. 뷰제는 “미국 의회 의원들이 한국 국회 상황에 대해 실시간으로 묻고 있다”며 “인앱결제 방지법이 통과되면 글로벌 뉴스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인앱결제 방지법이 미국과의 통상마찰을 일으킬 것이라는 우려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백악관과 미국무역대표부(USTR) 고위 관계자들과 만났을 때 한국의 인앱결제 방지법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양국의 문제가 될 일은 전혀 없다는 의견을 전달받았다”며 “오히려 인앱결제 방지법은 독점체제를 방지하는 친자유주의 정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 마크 뷰제는
△2008~2012 존 매케인 연방상원의원 수석보좌관
△2012~2013 브리티시페트롤리엄 규제담당이사
△2015~2018 존 매케인 연방상원의원 수석고문 겸 선거캠페인전략담당
△2018~ 매치그룹 글로벌 대외협력 및 정책담당(수석부사장)
구민기/김주완 기자 k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