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태양광 중심 그린에너지 육성…항공우주 등 신사업도 순항

입력 2021-08-16 15:13
수정 2021-08-16 15:14

한화그룹은 태양광과 항공우주 등 미래 먹거리 사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방산, 에너지, 건설, 금융 등 기존 주력 업종 외 신사업을 계속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소재·화학 계열사인 한화솔루션은 지난 9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프랑스 재생에너지 전문기업인 RES프랑스의 지분 100%를 7억2700만유로(약 9843억원)에 인수하기로 의결했다. 한화그룹이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조(兆) 단위 인수합병(M&A)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화솔루션은 RES프랑스의 개발·건설관리 부문과 5GW 태양광·풍력발전소 개발 사업권(파이프라인) 인수를 위한 계약 절차를 오는 10월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1999년 설립된 RES프랑스는 세계적 재생에너지 전문기업인 영국 RES그룹의 100% 자회사다. 최근 5년간 프랑스 정부의 프로젝트 수주 물량 기준으로 10위권에 드는 업체다. 한화솔루션이 RES프랑스를 인수한 것은 기존 태양광 사업을 확대하고, 신규 진출을 추진 중인 풍력발전 역량을 늘리기 위해서다.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사업 부문인 한화큐셀은 프랑스 내 탄탄한 네트워크와 개발 사업에 특화된 역량을 갖춘 RES프랑스를 앞세워 유럽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화큐셀은 전 세계에서 10GW의 재생에너지 사업권을 보유하고 있다. RES프랑스 인수가 완료되면 15GW로 늘어나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게 돼 원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조 단위 규모의 M&A를 위한 실탄도 충분했다. 한화솔루션은 올초 유상증자로 1조3500억원을 조달했다. 이어 한화그룹은 지난 5월 산업은행과 향후 5년간 최대 5조원의 자금을 저리로 빌릴 수 있는 ‘그린에너지 육성 산업·금융 협력 프로그램’ 협약을 맺었다. 한화솔루션 실적도 꾸준하다. 한화솔루션은 올 2분기 221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년 동기보다 72.1%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케미컬 부문 성장에 힘입어 2조777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3.0% 늘었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 규모다.

방산·우주항공 계열사 한화시스템은 지난 12일 영국 위성통신 서비스업체 원웹 주식 25만 주(지분 8.8%)를 3465억원에 매입하는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2012년 설립된 원웹은 저궤도에 위성을 띄워 전 세계에 초고속 인터넷을 제공하는 우주 인터넷 분야 선두 기업이다. 위성·안테나 기술을 앞세워 전 세계에 초고속 인터넷을 제공하는 우주 인터넷 분야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민간 주도의 우주 사업이 펼쳐지는 ‘뉴 스페이스’ 시대에서 본격적인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한화시스템은 미국 오버에어가 발행한 3000만달러(약 346억원)어치 전환사채(CB)를 취득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1월 2500만달러를 투자해 도심항공모빌리티(UAM) 기체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오버에어 지분 30%를 인수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