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윤 노란우산공제 자산운용본부장 "채권 비중 줄이고 SOC 등 대체투자 늘릴 것"

입력 2021-08-16 15:12
수정 2021-08-17 14:15
“채권 비중을 덜어내고 인프라 등 대체 투자를 늘릴 계획입니다.”

이도윤 노란우산공제 자산운용본부장(CIO·사진)은 지난 13일 한경 마켓인사이트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공제의 투자 계획에 대해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전망돼 채권은 들어가기 힘든 상황이고, 대신 사회간접자본 시설 등에 투자하는 대체투자에 관심이 많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란우산공제는 중소상인들이 공제 형식으로 자금을 넣고 이 돈을 운용한다. 현재 운용 규모는 16조5000억원가량으로 채권 투자가 절반을 넘고(55%) 대체투자(22%) 주식(16%) 등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 이제는 절반이 넘는 채권 비중을 줄이고 대체투자를 늘리겠다는 뜻이다.

이 본부장은 “인프라 등 대체투자 중에서도 특히 해외 물류센터를 눈여겨보고 있다”고 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있고, 나중에 이런 국면이 종식돼도 모바일 쇼핑 등에 대한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노란우산공제에 유입되는 자금 규모는 종전보다 더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중소기업이나 중소상인들이 노란우산공제에 납입한 돈은 사업체가 잘못되더라도 압류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상인들이 오히려 납입금을 늘렸다는 설명이다. 올 들어 매달 평균 2534억원이 유입되고 있는데,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월평균 1872억원)보다 30% 이상 많다. 노란우산공제 가입자는 약 150만 명이다.

이 본부장은 “노란우산공제는 공무원연금과 함께 더 받을 수 있는 군인공제회나 경찰공제회 등과 달리 중소 상공인들의 최후의 보루”라며 “그렇기 때문에 리스크를 높이지 않고 전망이 밝고 안정적인 대체투자 비중을 늘린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미국의 ‘테이퍼링’ 시점을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들어오고 있는 운용 자금을 채권 투자에 넣는 데 조심스럽다고 했다.

노란우산공제회의 올 들어 지난달 말 기준 수익률은 목표 수익률(3.61%) 대비 0.6%포인트 높은 4.2%가량이다. 이 본부장은 “주식시장이 좋아서 수익률이 목표보다 높아진 것”이라고 했다.

한국투자신탁에서 운용 업무를 시작한 이 본부장은 지난해까진 경찰공제회 금융투자이사(CIO)를 지냈다. 올초 중소기업중앙회의 노란우산공제 CIO 공모에 임해 임명됐다. 그런 이 본부장이 취임 후 가장 신경 쓰고 있는 건 공제에 투자 시스템을 갖추는 일이다. 공제의 투자심사역 등이 순환보직인 경우가 많고, 공제 규모가 최근들어 급격히 커지고 있어서다.

이 본부장은 “노란우산공제회 심사역들의 전문성을 기르기 위해 매주 케이스스터디를 통해 투자안 검토 발표회를 하고 있다”면서 “실무진의 투자 선별 능력이 공제회 전체의 능력이 되는 만큼 지금은 교육에 가장 많이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운용사와의 협업과 관련해선 “경험상 공동투자는 실질적으로 잘 이뤄지지 않아 지양하고 있으며, 사모펀드(PEF) 등과는 해외 세컨더리 투자엔 흥미가 있다”면서 “해외 운용사 선정 시엔 운용사의 규모와 업력, 시스템 등을 가장 중시한다”고 밝혔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