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개인 간) 대출이 성장통을 세게 겪어서 그렇지 성장성과 수익성이 여전히 높은 시장입니다.”
코스콤 사내벤처로 출발해 지난달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 업체로 등록을 마친 한국어음중개의 곽기웅 대표(사진). 서울 여의도 위워크에서 만난 그는 “결제를 비롯해 대부분 핀테크 사업이 빅테크(대형 인터넷 기업) 위주로 재편됐지만 P2P는 그렇지 않다”며 “최근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한 온투업체가 나오고 있듯 벤처투자업계의 평가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흔히 P2P 하면 중·저신용자 대출이나 부동산 상품을 많이 떠올리지만 이 회사는 주력 상품이 다르다. 전자어음 할인, e커머스 선정산, 카드 매출채권 선정산 등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어음중개는 2017년 7월 P2P 금융 플랫폼 ‘나인티데이즈(90days)’를 열고 국내 최초의 전자어음 할인 중개 서비스를 선보였다. 지난해부터 e커머스·카드 매출채권 선정산 비중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까지 누적 대출 중개액은 5300억원 규모다.
전자어음은 중소기업의 지급결제 수단으로 많이 쓰이지만 만기 전 할인을 받으려면 금융회사 문턱이 높았다. 인터넷 쇼핑몰 사업자는 판매대금 정산까지 15~60일, 카드 가맹점은 2~10일이 걸려 자금 회전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P2P를 활용하면 사업자는 자금 융통에 도움을 얻고, 투자자는 은행보다 짭짤한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곽 대표는 “P2P 업체마다 다양한 상품을 취급하고 있지만 우리는 ‘중소기업과 영세 소상공인의 자금난 해소’라는 목표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스콤에서 22년 동안 일하다가 핀테크회사 최고경영자(CEO)가 됐다. 코스콤 미래사업실장으로 신사업을 발굴하던 중 한국어음중개 대표를 직접 맡게 됐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