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석방 이재용, 삼성전자 서초사옥부터 찾았다

입력 2021-08-13 17:35
수정 2021-08-23 16:19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가석방으로 출소한 뒤 곧바로 서울 서초사옥을 찾았다. 첫 행선지로 자택이 아니라 집무실을 택한 것이다. 정상적인 경영 복귀를 예고한 행보라는 분석과 함께 이른 시일 안에 공식 활동을 재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출소했다. 지난 1월 18일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재수감된 지 207일 만이다. 그는 구치소 정문을 나서면서 “국민 여러분께 큰 걱정을 끼쳐드렸다. 죄송하다”고 말하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저에 대한 걱정, 비난, 우려, 큰 기대를 잘 듣고 있다.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대기하고 있던 승용차를 타고 구치소를 빠져나갔다. 차량은 서울 한남동 자택에 들르지 않고 오전 11시께 서초사옥에 도착했다. 그는 회사 경영진을 만나 지난 7개월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주요 현안을 보고받은 것으로 보인다. 2018년 2월 국정농단 사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된 지 45일 만에 공식 일정을 시작했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삼성 관계자는 “사전에 기획된 정식 사장단 회의를 주재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지만 반도체 투자 등 시급한 경영 현안을 챙기려는 뜻으로 해석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부회장 가석방에 대해 “국익을 위한 선택”이라며 “국민도 이해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 부회장의 가석방에 찬성과 반대 의견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엄중한 위기 상황에서, 특히 반도체와 백신 분야에서 역할을 기대하며 가석방을 요구하는 국민도 많다”고 덧붙였다.

송형석/임도원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