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억제보다 위중증 환자 관리에 집중하는 내용의 ‘위드(with) 코로나’ 전략에 대해 정부가 “전 국민의 70% 이상이 2차 접종까지 완료하는 11월에나 논의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확진자 수가 줄어들 때까지 현행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의미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13일 “위중증 환자 중심 관리는 예방 접종률이 제고되고 유행이 안정화됐을 때 논의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두 번의 목표시점(전 국민의 70%에 대해 추석 전 1차 접종, 11월 2차 접종)까지 접종률, 위중증률, 치명률을 보면서 체계 전환을 차근차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를 독감처럼 관리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예방 접종률을 높여 치명률이 상당히 떨어지면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국내에선 인구의 5∼10%(250만∼500만 명)가량이 매년 독감에 걸리고, 이 중 0.05∼0.1%(2000∼4000명)가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누적 코로나19 치명률은 0.99%로 독감보다 훨씬 높다.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지난달 0.2%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독감보다 높다.
정부는 지금 하는 대로 방역의 고삐를 계속 강하게 죄기로 했다. 당장 광복절 3일 연휴에 ‘집콕’을 당부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대국민담화에서 “광복절 연휴가 코로나19 확산이 아닌 위기 극복의 전환점이 될 수 있도록 집에 머물러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광복절 연휴를 계기로 코로나19가 더 크게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16일엔 제주도에만 16만4000명(제주관광협회 추산)이 찾는 등 이동량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서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은 이날 “광복절 연휴에 만남 등으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증폭되면 대규모 유행으로 진행될 위험이 매우 크다”고 경고했다. 정 본부장은 “델타 변이는 1명이 5명 이상을 감염시킬 수 있고, 초기 전염력이 높아 자신이 모르는 사이에 감염되거나 남을 감염시킬 수 있다”고 했다.
정부는 이날 “수도권 26개 종합병원에 중증 치료병상을 5% 이상 마련하라”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내렸다. 확산세가 더 가팔라지면 비수도권에도 비슷한 내용의 행정명령을 내릴 계획이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