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측, 황교익 경기관광공사 내정에 "이런 게 지사찬스"

입력 2021-08-13 17:57
수정 2021-08-13 17:58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형수 욕설' 논란을 "이해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던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가 경기관광공사 사장직에 내정됐다. 이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은 "'내 사람이 먼저'라는 이재명식 인사. 이런 게 '지사 찬스'가 아니면 뭐란 말인가"라고 맹렬히 비판했다.

윤 전 총장 측 김병민 대변인은 13일 논평을 내고 "'사람이 먼저다'라던 문재인 대통령, 결국 '내 사람이 먼저'임을 편향된 인사를 통해 여실히 보여준 바 있다"며 "부엉이 모임의 간사를 맡으면서 '친문 핵심'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았던 황희 의원, 전문성과 도덕성 모두 자격 미달이었지만 거뜬하게 대한민국의 문체부 장관으로 임명된 예가 대표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의혹만으로 임명하지 않으면 나쁜 선례를 남긴다'던 조국 장관의 인사가 얼마나 허망한 일이었는지는 며칠 전 정경심 교수의 2심 재판 결과로 충분히 알 수 있지 않았냐"고 덧붙였다.

김 대변인은 "'지사 찬스' 논란으로 코너에 몰린 이재명 지사가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을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내정했다"며 "관련 직에 관한 전문성 여부는 차치하고, 말에 관한 각종 구설수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인사의 내정 이유는 더욱이 분명하지 않다"고 했다.

또 "그(황교익)는 과거 이 지사의 형수 욕설을 두고 '이해 못 할 것은 아니다'라며 두둔한 적이 있다"며 "차마 옮기기 어려운 저급한 막말을 두고, 같은 당의 설훈 의원은 '이 지사의 형수 욕설을 들은 지지자를 설득할 자신이 없다'고까지 했다. 이 지사에겐 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최대 약점을 지원해 준 든든한 우군을 챙긴 셈이 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의 내정은 '내 사람이 먼저다'라는 미래 국정의 인사 철학이 고스란히 묻어나 있다"며 "문재인 정부의 지난 과오를 그대로 복제한 모습"이라고 했다.

김 대변인은 "이런 이 지사의 문제를 두고 '지사 찬스'라는 말 외에 더 어떤 말이 필요하겠냐"며 "여야를 가리지 않고, 대선에서 이 지사의 도지사직 이용에 비난이 쏟아지는 이유는 본인 스스로가 더 잘 알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기도에 따르면 이 지사는 최근 경기관광공사 신임 사장 후보자로 황 씨를 단독 내정했다. 황 씨의 임명 여부는 오는 30일 예정된 도의회 인사청문회를 통해 최종 결정된다.

경기도 측은 내정 배경에 대해 "전문성 등을 보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 씨와 이 지사의 인연은 지난 7월 황 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황교익TV'에 이 지사가 출연하며 시작됐다.

친문 성향으로 알려진 황 씨는 과거 이 지사의 '형수 욕설' 논란과 관련해 "이해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가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