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를 하는 국민의 30%가 삼성전자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동성의 상당 부분을 흡수하던 삼성전자가 급락하면서 투자금이 어디로 향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셀트리온 등 바이오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늘고 있습니다.
13일 삼성전자는 3.38% 내린 7만4400원에 마감했습니다. 무겁기로 유명한 삼성전자 주가가 3% 이상 떠어진 것은 지난 2월 26일 이후 처음입니다. 외국인 매도 폭탄에 개인들 투자심리까지 얼어붙으면서 당분간은 큰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습니다.
바이오주로 유동성이 향할 것이라고 전망되는 이유는 두 가지 입니다. 첫 번째는 가격 메리트입니다. 올해들어 바이오주가 소외를 받으면서 밸류에이션 매력이 커졌다는 분석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이언스 등 코로나19 백신 관련주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고점 대비 50% 이상 조정을 받았습니다. 급락한 종목 중에서는 펀더멘탈에 이상 없는 양질의 기업도 많습니다.
두 번째는 실적 우려가 상대적으로 낮은 바이오주의 특성입니다. 실적 개선으로 거침없이 올라온 증시는 현재 ‘피크아웃’ 우려에 시달리고 있는데 바이오주는 예외라는 것입니다. 운용사 매니저는 “실적 우려가 없는 바이오주로 유동성이 몰릴 가능성이 크다”고 했습니다.
반도체 외 업종과 비교해도 메리트가 있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변준호 흥국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IT 업종뿐 아니라 업황과 실적이 피크 아웃 할 가능성이 있는 다른 업종과 종목에 대해서도 경계감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실제 바이오주는 바닥을 잡고 올라오려는 기미를 보이고 있습니다. 바이오 대장주 셀트리온이 대표적입니다. 이달 코스피가 조정받을 동안 셀트리온은 9% 가까이 올랐습니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셀트리온헬스케어는 11% 상승했습니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실적이 2분기 저점을 기점으로 반등한다고 가정했을 때 현재 주가는 향후 나올 이벤트(셀트리온 3사 합병, 렉키로나주 승인 등)를 배제해도 어느정도 바닥은 잡았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신약개발주를 노릴만 하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신약개발 기업은 과거 바이오 상승세를 주도했지만 현재는 가장 소외받고 있는 종목들 중 하나입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진단키트나 치료제 관련주도 다시 관심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일각에선 향후 1년간 제약·바이오주가 증시를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동안 바이오는 수익률이 코스피 대비 50% 하회한 이후에 회복하는 흐름을 보여왔던 것이 근거 중 하나로 거론됩니다. 변준호 연구원은 “의약품 업종 지수는 코스피 대비 -50%까지 언더퍼폼 후 현재 -21%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며 “외국인과 기관도 이달들어 의약품 업종을 동반 순매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