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특허를 구상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만나는 복병이 있다. 기존 등록된 특허들이다. 내가 생각했을 때 아무리 뛰어난 아이디어였어도 유사연구가 있다면 가치는 ‘제로’에 가깝다. 특허 개발에 앞서 기존 특허 중에 자신이 생각한 아이디어와 비슷한 것이 있는지를 꼭 확인해야만 하는 이유다. 하지만 이는 지난한 과정을 요한다. 특허조사관도 기존 유사 기술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2~3주의 시간이 소요되기도 한다. 디앤아이파비스의 ‘브루넬’은 관련 특허 여부를 인공지능(AI)으로 쉽고 빠르게 찾아주는 서비스다.
특허 존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이용자는 브루넬에 문장형으로 관련 기술을 검색할 수 있다. 기존 특허 검색들은 기술과 관련된 검색어를 모두 조합해 다양한 경우의 수를 모두 검색해야 했다면, AI 자연어처리 기반으로 개발된 브루넬은 이용자가 의도하는 서술형 검색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단어와 문장의 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디앤아이파비스는 해당 기술 관련 특허를 5개 보유하고 있고 파생 특허는 19개에 달한다.
박상준 디앤아이파비스 대표는 “브루넬을 이용하면 특허 개발자는 선행기술 조사를 간단하게 끝낼 수 있고, 특허조사관들도 관련 업무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특허 검색 서비스를 개발하고 상용화하기 위해 학업과 군 복무를 미루고 2018년 디앤아이파비스를 창업했다. 창업의 계기는 박 대표의 고등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충북과학고등학교에 재학했던 박 대표는 발명에 수많은 시간을 쏟았다. 다른 친구들이 10여 개의 발명품을 내놓을 동안 박 대표는 60여 개를 선보일만큼 실행력도 뛰어났다. 하지만 번번이 특허 출원에는 실패했다. 유사연구가 이미 있었지만 이를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선행조사를 했지만 전문가들처럼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그는 이용하기 쉬운 특허 검색 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몸소 느꼈고, 서비스를 직접 개발하자는 결론에 이르렀다. 박 대표는 특허청이 제공하는 국내외 지식재산권 데이터를 받아 이를 AI가 인식하는 데이터로 변환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박 대표는 “회사 설립 후 한 달간 특허청 관계자를 쫓아다니며 5억원 상당의 특허 데이터를 무상으로 받았다”며 “특허 내용을 AI가 판독 가능한 데이터로 가공하는 데에만 4개월이 걸렸다”고 말했다.
디앤아이파비스의 특허검색 서비스 ‘브루넬 패턴드 서치’는 무료다. 대신 유료 서비스 ‘브루넬노트’를 제공하고 있다. 브루넬노트는 유사 특허 리스트를 제공하고, 경쟁사의 특허들을 분석해준다. 건 별 이용이 가능하고, 구독 서비스도 가능하다. 박 대표는 “특허 연구의 시작은 기존 특허를 발견하고 분석하고 공부하는 것”이라며 디앤아이파비스는 연구자들과 이 시작을 함께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구민기 기자